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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 중국 AI 주식 우회 투자 통로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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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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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가 중국 AI 주식에 대한 우회 투자 통로를 제공하고 있다. CXMT 무기한 선물 거래가 늘며 규제와 관할권 논란도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중국 AI 주식 우회 투자 통로로 부상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중국 인공지능 관련 주식에 투자하려는 해외 투자자의 우회 통로로 떠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레이드XYZ와 게이트닷컴 등 거래 플랫폼은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둔 중국 반도체 기업 CXMT 주가를 추종하는 무기한 선물 계약을 내놨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정보를 집계하는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CXMT 무기한 선물 거래액은 약 1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CXMT는 중국 내 반도체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AI 역량에 베팅하는 종목으로 인기가 높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접근하기 어렵다. CXMT는 기업공개를 통해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자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2010년 이후 중국 본토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가 될 전망이다.

주식과 연계한 무기한 선물이 확산하면서 암호화폐 시장과 규제 금융의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 특히 전통 금융시장에서 접근이 제한된 자산을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하려는 수요가 커지는 모습이다.

탈중앙화 금융 플랫폼 카타나의 매슈 피셔 최고경영자는 “국채 단기물을 토큰화할 수 있다는 단계에서 이제는 외국 주식과 상장 전 기업처럼 전 세계 투자자들이 실제로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에 대해 실시간으로 유동성이 깊어지는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트레이드XYZ는 22일 상하이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기가디바이스 세미컨덕터에 대한 무기한 선물도 발표했다. 해당 상품은 최대 10배 레버리지를 제공한다.

무기한 선물은 원래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가격 변동에 베팅하기 위해 암호화폐 시장에서 등장했다. 투자자는 기초자산에 대한 청구권을 갖지 않으며 만기일도 없다.

이 같은 유연성 때문에 무기한 선물은 주식과 다른 전통 자산 가격에 베팅하는 수단으로도 인기를 얻었다. 보통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매수된다. 스페이스X와 오픈AI 같은 상장 전 기업에 대한 투자 노출을 확보하는 데도 활용돼 왔다.

CXMT 사례에서 무기한 선물은 중국 당국이 외국인의 중국 자본시장 접근을 통제하기 위해 구축한 복잡한 제도를 우회하는 수단이 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홍콩 증시연계거래 프로그램이나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 제도를 통해서만 상하이와 선전 주식에 접근할 수 있다. 두 제도 모두 한도가 적용된다. 홍콩 증시연계거래 프로그램은 투자 가능한 기업 범위도 제한한다.

CXMT가 상장하는 상하이 커촹반은 개인투자자에게도 별도 요건을 둔다. 개인투자자는 최소 50만 위안, 약 7만4000달러의 자산을 보유해야 하며 2년 이상의 거래 경험도 필요하다.

상장 전 무기한 선물 가격은 해당 기업이 상장할 때 시장이 평가할 가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 주식이 무기한 선물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상장되면 파생상품 보유자는 이익을 얻는다.

실물자산을 토큰화하는 기업 테오의 이기 이오페 최고투자책임자는 무기한 선물 가격이 결국 기초자산 가격과 수렴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공개시장에서 기초자산 거래가 시작된 뒤 데이터 피드가 무기한 선물 가격과 기초자산 가격을 맞추는 방식이다.

가격 연동 구조와 만기일이 없다는 특징 때문에 투자자는 주식 상장 이후에도 무기한 선물을 통해 가격 변동을 추종할 수 있다. 중국 개인투자자들은 이 상품을 활용해 스페이스X 투자 노출을 확보하고,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자본통제를 우회해 왔다.

암호화폐 시장조성업체 아우로스의 러스 거래책임자는 상장 전 무기한 선물이 내부자의 보유 지분 헤지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이스X 사례에서도 이런 방식이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러스 책임자는 “무기한 선물이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금융 혁신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전통 금융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 수요와 활용 사례가 있는 새로운 자산군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기한 선물은 규제당국에도 과제를 던진다. 금융상품으로서 지위를 어떻게 정의할지가 쟁점이다.

HTX 리서치의 앤디 류 수석 애널리스트는 가장 큰 문제는 무기한 선물이 기초 증권을 대표하는지, 수탁 기반의 수익권인지, 합성 파생상품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주식 소유권이라기보다 레버리지가 붙은 예측시장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통화청은 지난달 CXMT 무기한 선물의 주요 거래 장소인 하이퍼리퀴드를 투자자 경고 목록에 올렸다. 이 목록은 MAS의 인가나 승인, 규제를 받는 것으로 잘못 인식될 수 있는 기관을 표시한다.

러스 책임자는 관할권 밖에 있는 상품을 규제당국이 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는 “개별 정부가 이를 막을 수 있느냐는 매우 열린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스 책임자는 무기한 선물을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의 연결이 깊어지는 장기 흐름의 일부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안에 모든 미국 주식, 홍콩 주식, 일본 주식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게 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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