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지수 4.98% 하락, 대만 증시로 번졌다

| 서도윤 기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98% 하락하고 TSMC ADR이 4.07% 내리면서 미국 반도체주 조정이 대만 증시 약세로 이어졌다. 인공지능(AI) 관련주 매도와 장기금리 부담, 호르무즈 해협발 에너지 변수가 동시에 위험자산 가격을 눌렀다는 분석이다.

ABMedia는 19일 대만 가권지수가 44,719.35에 마감해 1.30% 하락했다고 전했다. 장중 저점은 44,308.71이었다. 하락의 중심에는 AI 관련주와 반도체주가 있었다.

한국시간으로 19일 새벽 마감한 미국 증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AP통신은 S&P500지수가 0.7%, 나스닥지수가 1.3%, 다우지수가 0.2%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NVDA), 마이크론, 브로드컴 등 AI 관련주가 지수 하락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업종의 낙폭은 주요 지수보다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4.98% 하락은 18일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 매도가 두드러졌던 흐름과 이어진다. 성장주 비중이 큰 나스닥의 낙폭이 다우보다 컸던 점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조정은 AI 수요 둔화가 확인됐다는 뜻이라기보다 평가가격이 다시 조정받은 성격이 강하다. ABMedia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71%로 돌아오면서 미래 이익 비중이 큰 AI 기업의 현재 가치 평가에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장기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이 높아진다.

주가 조정의 또 다른 축은 에너지 가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6월 22일 해설 자료에서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흐름이 전쟁 전 하루 약 2,000만 배럴에서 3~5월 평균 하루 270만 배럴로 줄었다고 밝혔다. 해상 통행 차질이 유가와 물가 기대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호르무즈 해협은 아시아 에너지 수입과 직접 연결된다. IEA는 해협을 지나는 원유와 가스의 대부분이 아시아로 향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서 이 사안이 중요한 이유도 수입 물가와 제조업 비용, 장기금리 흐름이 함께 움직일 수 있어서다.

ABMedia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2026년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본격화됐고, 6월 체결된 양해각서가 이번 주 월요일 효력을 잃었다고 전했다. 유가 압력이 이어지면 중앙은행이 물가를 이유로 완화 신호를 내기 어려워진다. 이는 위험자산에는 불리한 조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메시지도 시장을 누르는 변수로 작용했다. 연준은 7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유지했다. 표결은 9대 3이었고 베스 해먹,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보다 높고, 에너지 등 일부 부문의 가격 상승에는 공급 충격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신호보다 물가와 장기금리의 조합이 먼저 가격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과거처럼 적극적인 방향 제시를 제공할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ABMedia는 새 연준 체제에서 전향적 지침이 줄어들 가능성을 거론하며, 투자자들이 가격 변동을 통해 정책 반응을 시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매체의 해석이며 연준이 시장 대응 방침을 별도로 확정해 밝힌 것은 아니다.

대만 시장의 경우 수출 지표와 주가 흐름을 구분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ABMedia는 대만의 7월 수출이 753억 달러(약 10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32.9% 늘었고, 1~7월 수출은 전년 대비 44.7% 증가했다고 전했다. 주가 하락이 곧바로 대만 반도체 수요 악화를 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공급망 안에서도 차별화는 커질 수 있다. 금리가 높은 구간에서는 현금흐름으로 투자를 감당하는 기업과 낮은 조달 비용에 의존해 성장하던 기업의 부담이 다르게 나타난다. AI 투자가 매출과 주문, 생산성으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향후 주가 흐름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는 장기금리와 호르무즈 해협, AI 관련주 실적이 같은 화면에 올라왔다. 시장은 앞서 물가 지표와 호르무즈 해협 협상을 함께 보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와 AI가 국내 주식시장뿐 아니라 암호화폐 위험선호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단일 지표보다 여러 변수의 동시 움직임을 봐야 한다.

현재 확인된 것은 반도체지수와 TSMC ADR의 동반 하락, 대만 증시 약세, 연준의 금리 동결과 세 명의 인상 소수의견, 호르무즈 해협발 에너지 변수다. AI 투자와 반도체 실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는지는 기업별 주문, 매출, 현금흐름 자료로 따로 확인해야 한다.

검증 출처: ABMedia, AP통신, 미국 연방준비제도, 국제에너지기구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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