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인수전, 한국투자증권 시너지 시험대

| 서도윤 기자

한국금융지주의 KDB생명 인수 협상이 증권 중심 금융그룹 전략의 시험대에 올랐다. 보험 계열사 확보 자체보다 한국투자증권과의 자금 운용·고객 접점 확대가 거래의 핵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전날 기업설명회 결과를 반영한 보고서에서 "그룹의 주요 관심사는 한국투자증권의 지속적인 성장이며 이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3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 대상은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9.75%다. 산업은행의 사전 증자 규모와 인수 이후 한국금융지주의 자본 투입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매도자와 먼저 거래 조건을 협의할 수 있는 지위일 뿐, 인수 완료를 뜻하지 않는다.

NH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2분기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23%인 점을 들어 인수대금 마련 과정에서 자체 재원과 자본성 조달이 함께 쓰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 20%대 중반인 배당 성향이 유지될 수 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금융지주사가 자회사 출자에 자기자본을 얼마나 활용했는지를 보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자회사 투자 여력과 추가 자본 조달 방식이 함께 검토 대상이 된다. 이번 거래에서도 인수 가격보다 실제 자본 투입 구조가 더 중요한 변수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보험사 인수 명분은 금융지주 체계 보완에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험 계열사는 없다.

본지는 앞서 한국금융지주가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산업은행이 2014년 이후 일곱 번째로 KDB생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생명보험사는 통상 보험료 유입과 보험금 지급 사이의 기간이 길어 장기 자산 운용과 맞물리는 구조를 갖는다. 증권사가 발굴한 장기 투자자산과 보험계정의 운용 수요가 결합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금융투자 그룹에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

NH투자증권은 KDB생명 인수가 성사될 경우 기업금융과 리테일 부문에서 한국투자증권과의 결합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발굴한 부동산·인프라 등 장기 투자자산을 보험계정에 편입하는 공동 투자 모델, 증권 고객에게 계열 보험상품을 공급하는 방식 등이 거론됐다.

윤 연구원은 "보험이 그룹 손익에 기여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증권 계열사와의 연계 효과가 우선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실적 개선보다 그룹 내 자금 운용 구조와 고객 기반 확장이 먼저 평가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디지털자산 분야에서도 증권 중심의 확장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 지분 약 20%를 800억원에 취득했다. NH투자증권은 21일 보고서에서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협업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토큰증권은 부동산, 채권, 비상장주식 등 실물·금융 자산의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발행·유통하는 구조를 뜻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나 특정 자산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두 영역 모두 증권사의 고객 기반, 상품화 역량, 결제·수탁 인프라와 맞물릴 수 있다.

다만 이번 거래는 아직 본계약 단계가 아니다. 인수 가격, 산업은행의 사전 증자 규모, 한국금융지주의 추가 자본 투입 방식이 향후 협상에서 정해져야 한다.

한국금융지주의 전일 기준 종가는 18만6800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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