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재급등이 미국 증시의 단기 위험으로 다시 거론됐다. 핵심은 원유 가격 자체보다 유가 상승이 물가와 국채금리를 자극해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하는 경로다.
마이클 윌슨(Michael Wilson)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최고투자책임자 겸 미국 주식 전략가는 유가 상승을 미국 주식시장이 마주한 주요 위험으로 지목했다. 블룸버그 계열 보도는 윌슨이 포트폴리오 방어 수단으로 에너지주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 공식 팟캐스트 전사본에서 윌슨은 1950년 이후 주요 지정학 사건 23건을 검토한 결과를 제시했다. 그는 지정학 충격 뒤 주식시장이 부정적 결과를 보인 5건은 모두 유가가 전년 대비 최소 75% 오른 시기와 겹쳤다고 설명했다.
윌슨은 같은 전사본에서 단기 유가 상승 위험에 대비해 소비재보다 에너지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는 유가 상승이 곧바로 증시 약세로 이어진다는 단정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 방어적 배분이 필요하다는 진단에 가깝다.
유가가 오르면 에너지 비용이 물가에 반영되고, 물가 압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판단과 국채금리에 영향을 준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는 기업의 미래 이익을 더 높은 할인율로 평가하게 된다.
이 문제의식은 국제유가 재상승이 미국 증시와 금리 경로를 동시에 흔들 수 있다는 본지 보도와도 맞닿아 있다. 당시 핵심도 유가 자체보다 유가가 금리와 밸류에이션으로 번지는 2차 경로였다.
로이터는 중동 분쟁이 심화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랐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71%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이 흐름이 아직 주식시장 전반을 무너뜨린 단계는 아니지만, 채권시장의 부담이 주식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고 전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할인율의 기준점으로 자주 쓰인다. 특히 현재 이익보다 미래 이익 기대를 크게 반영하는 성장주는 금리 상승기에 밸류에이션 부담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다만 윌슨의 발언을 미국 증시 전반에 대한 부정론으로만 읽기는 어렵다. 모건스탠리 공식 전사본은 지정학 충격 이후 주가가 6~12개월 구간에서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윌슨이 제시한 75% 기준도 역사적 검토에서 나온 조건부 위험선이다. 유가가 일시적으로 흔들리는 수준과, 전년 대비 큰 폭의 상승이 지속되며 금리와 변동성을 함께 밀어 올리는 국면은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블룸버그 계열 보도는 윌슨이 또 한 번의 유가 상승이 금리를 끌어올리고 결국 연준의 반응을 부를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에서 포트폴리오 헤지 대상으로 엑손모빌(ExxonMobil)과 셰브론(Chevron)이 언급됐다.
로이터는 24일 미국이 이란 교역 상대국을 겨냥한 새 제재를 준비하는 가운데 S&P 500과 나스닥 선물이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에서 유가는 발표 전 차익실현으로 배럴당 1달러 넘게 내렸다.
시장은 대이란 제재, 국채금리, 엔비디아($NVDA) 실적을 함께 보고 있다. 유가가 내려도 지정학 위험이 남아 있으면 금리와 주식시장의 반응은 단순한 원유 가격 등락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크립토 시장에도 이 경로는 무관하지 않다.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위험자산은 달러 유동성, 금리 기대, 기술주 변동성에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유가 충격이 금리와 변동성을 함께 밀어 올릴 경우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가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이번 발언과 보도에서 BTC 등 가상자산 가격에 대한 직접 전망은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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