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AAPL)의 단기 수익성 부담이 엔비디아(Nvidia·$NVDA)의 실적 발표 이후 다시 부각됐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흡수하면서 아이폰 제조사도 부품 가격과 공급 제약을 피하기 어려운 구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야후파이낸스(Yahoo Finance)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 뒤 나온 메모리 가격 관련 발언이 애플 투자자들에게 비용 부담을 다시 상기시켰다고 27일 보도했다. 콜레트 크레스(Colette Kress)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폭이 천문학적 수준”이라며 “물량을 확보했더라도 실제 얼마나 공급받을 수 있을지, 어느 정도 가격에 가져올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7월 말 이번 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배경에는 수요를 충족할 만큼 충분한 메모리 반도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실적 발표에서 “가격 책정 측면에서 우리는 마지못해 가격을 올렸다”며 “메모리 가격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홍수를 겪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과 매출총이익률을 동시에 압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 주가는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일보다 0.36% 오른 314.58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장중에는 엔비디아의 메모리 가격 관련 발언 이후 1% 미만 하락하기도 했다.
주가 흐름 자체보다 시장이 주목한 대목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스마트폰과 PC 제조사의 원가 구조까지 밀어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 범용 전자제품 제조사도 조달 비용 상승을 함께 부담할 수밖에 없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성능 D램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며 빡빡해졌다. HBM은 AI 서버와 고성능 연산에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이고, D램은 스마트폰과 PC, 서버에 널리 쓰이는 주기억장치용 반도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Micron·$MU) 같은 제조사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MSFT), 아마존(Amazon·$AMZN), 메타(Meta·$META) 등 AI 인프라 투자 고객을 상대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주요 업체의 프리미엄 AI 메모리 생산능력이 2026년 상당 기간 이미 매진된 상태라고 전했다.
공급이 빠듯해지면 가격 협상력은 메모리 제조사 쪽으로 이동한다. 반대로 완제품 제조사는 부품을 제때 확보하면서도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이나 마진에 어떻게 반영할지 선택해야 한다.
JP모건(JPMorgan)의 사믹 차터지(Samik Chatterjee) 애널리스트는 애플 관련 보고서에서 “공급 제약과 메모리 비용 부담이라는 업계 상황이 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서사를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공급 제약이 6월 분기보다 9월 분기에 더 악화하고, 최첨단 프로세서 수급에 집중되고 있다고 봤다.
차터지 애널리스트는 “맥과 아이패드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이미 상당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메모리 부담이 제품 총이윤에 미치는 영향은 9월 분기로 갈수록 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견조하더라도 원가 상승이 이익률 개선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이번 비용 부담은 이미 앞선 실적 발표 때도 시장 반응을 가른 요인이었다. 본지는 애플 주가가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 뒤 약 5% 하락한 배경으로 9월 분기 가이던스와 메모리 비용 부담이 작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사안은 애플 한 종목의 문제가 아니다. 애플이 구글과 엔비디아 인프라를 함께 쓰는 방식으로 AI 전략을 재정비한 흐름은 AI 경쟁이 반도체와 클라우드 비용 구조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엔비디아와 애플은 미국 대형주 지수 안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AI 인프라 수요가 엔비디아 실적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하더라도, 같은 흐름이 애플에는 비용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주가 해석은 한 방향으로만 보기 어렵다.
메모리 가격이 애플의 제품 가격, 총이윤, 공급 계획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회사의 다음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에서 확인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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