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템플턴, 한국 증시 반도체 플러스 진단

| 류하진 기자

프랭클린템플턴이 한국 증시를 반도체 단일 장세가 아니라 방산·조선·원자력 등 가치주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반도체 플러스’ 시장으로 진단했다. 대형 반도체주 쏠림과 저평가 업종의 재평가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됐다.

한국경제신문은 30일 프랭클린템플턴의 ‘공작새와 호랑이 이야기’ 보고서와 크리스틴 탄 수석 투자전략가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진단을 전했다. 보고서는 한국 증시가 아시아에서 여전히 설득력 있는 시장이지만 단순한 지수 매수 시장은 아니라고 봤다.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은 지난달 초 공개한 ‘공작새와 호랑이 이야기’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주에서 시선을 넓혀 저평가된 우량 가치주를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탄(Christy Tan) 프랭클린템플턴 수석 투자전략가는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의 펀더멘털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며 AI 쇼크와 레버리지 효과, 특정 대형주 집중도가 조정을 키웠다고 말했다.

탄 전략가는 “하반기 한국 증시는 반도체를 넘어 숨은 가치주들이 깨어나는 ‘반도체 플러스’ 증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산, 조선, 원자력, 미용·의료 등을 실적 기반을 갖춘 ‘호랑이’ 업종으로 제시했다.

이 진단은 반도체 대형주의 흐름을 부정하기보다 시장 해석의 초점을 일부 대형주에서 넓혀야 한다는 뜻에 가깝다. 반도체와 조선, 방산, 원자력 등을 함께 보는 전략산업 투자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핵심 문제의식은 ‘집중도’다. 보고서는 AI 수요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이클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기대를 바꿨다고 봤다.

다만 반도체 대형주를 같은 AI 수혜주로 단순하게 묶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별 실행력과 공급망 내 위치에 따라 시장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대역폭을 높인 메모리다.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커지면서 일반 메모리보다 고부가 제품으로 분류된다.

보고서는 한국 상장사의 상당수가 장부가치보다 낮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탄 전략가는 대형주 그늘에 가려진 기업 가운데 탄탄한 자본 기반을 갖췄지만 시장 평가를 충분히 받지 못한 기업을 ‘잠자는 호랑이’로 표현했다.

방산, 조선, 원자력, 로봇, 전력설비는 미국 재산업화와 글로벌 공급망 투자 흐름에서 한국의 산업적 위치를 보여주는 업종으로 거론됐다. 이들 업종은 반도체와 달리 경기, 수주, 정책, 설비투자 흐름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달라지는 분야다.

코스피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 전체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한국 대표 주가지수다. 대형 반도체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큰 만큼 특정 업종의 등락은 지수 전체 흐름에 큰 영향을 준다.

최근 장세에서는 대형 반도체주 흐름이 지수 방향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진단은 이 같은 집중도가 커질수록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 맞춰져 있다.

시장 해석은 여전히 갈린다. 반도체 업황이 AI 투자 흐름과 맞물려 한국 증시의 핵심 축으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특정 업종에 수급이 과도하게 몰리면 지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탄 전략가의 발언은 특정 종목의 가격 방향을 뜻하지 않는다. 한국 증시가 반도체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지는 실적 확인, 업종별 수주 흐름, 외국인 수급 변화가 함께 맞물려야 판단할 수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 증시에 대해 광범위한 지수 추종보다 우량주 중심의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반도체 플러스’ 장세라는 진단도 반도체 실적 사이클과 저평가 업종의 수급 확산이 함께 확인될 때 힘을 얻을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

게임하고 주식토큰 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