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평가가 엇갈렸다. LS증권은 HBM4 경쟁 구도가 정상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40만원에서 45만원으로 올리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33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낮췄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에 대해 “산업 자료에 따르면 HBM 출하 내 HBM4(6세대) 비중은 올해 1분기 약 5%에서 2분기 약 35%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HBM3E(5세대) 초기 양산 당시와 달리 HBM4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양산성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인 메모리다. 인공지능(AI) 가속기에 탑재돼 AI 데이터센터용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HBM4는 차세대 AI 서버 투자 흐름에서 메모리 업체의 경쟁력을 가르는 제품군으로 다뤄진다. 출하 비중과 수율이 함께 개선되면 같은 수요 환경에서도 매출과 수익성에 반영되는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LS증권은 삼성전자가 HBM4 비중 확대 과정에서 복합 수율을 추가로 개선할 경우 HBM 매출 증가가 전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속도도 기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HBM 출하량과 수익성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평가는 최근 HBM4 경쟁력과 범용 메모리 공급 부담 사이에서 갈렸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HBM 출하 성장과 중장기 수요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낮췄다. 정 연구원은 “경쟁사의 HBM4 출하 확대와 양산성 개선이 확인될 경우 주요 고객사의 공급선 다변화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정은 HBM 시장 둔화보다 공급자 간 경쟁 구도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 연구원은 “HBM 시장 자체의 성장 둔화를 의미하기보다 공급자 간 경쟁 구도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주가 변수로 절대 HBM 수요보다 차세대 제품에서 기술 우위와 고객사 내 높은 점유율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 기존 HBM 강자가 수요 확대의 수혜를 계속 누리려면 제품 전환기에도 고객사 내 지위를 방어해야 한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앞서 2026년 1분기 매출 기준 HBM 시장에서 56.4% 점유율을 기록했다. 본지는 SK하이닉스의 HBM 점유율과 AI 메모리 경쟁력을 다룬 바 있다.
메모리 가격에 대한 평가는 신중했다. LS증권은 메모리 공급 부족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면서도, 가격 상승으로 서버 예산에서 메모리 비중이 높아진 만큼 추가 가격 상승 여력은 이전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가격 부담은 고객사의 서버 투자 계획과 맞물린다. AI 서버에는 가속기뿐 아니라 고성능 메모리와 저장장치, 전력·냉각 설비가 함께 들어가 비용 구조가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대형 반도체주는 최근 HBM4 전환 속도와 AI 서버 투자 흐름에 따라 평가가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같은 AI 메모리 수요를 두고도 제품 전환 속도, 수율, 고객사 공급 비중에 따라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목표주가 조정은 증권사의 분석 의견이다. 실제 주가 흐름은 HBM4 양산성, 고객사 발주, 메모리 가격, AI 서버 투자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