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의 해외 ETF 자금이 미국 초단기 국채 상품으로 이동했다.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아이셰어즈 0-3개월 국채 ETF(SGOV)가 해외 주식·ETF 순매수 1위에 올랐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해당 기간 SGOV를 9296만 달러(약 1256억원) 순매수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하고 대기성 자금 성격의 상품을 늘린 흐름으로 풀이된다.
SGOV는 블랙록 아이셰어즈(BlackRock iShares)가 운용하는 미국 초단기 국채 ETF다. 블랙록은 상품 설명에서 이 ETF가 만기 0~3개월 미국 국채를 담은 지수를 추종한다고 밝혔다.
초단기 국채 ETF는 통상 만기가 짧은 국채에 투자해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을 줄이는 상품으로 분류된다.
서학개미의 ETF 장바구니는 지난달 말부터 변동성 관리 성격이 커졌다. 본지도 앞서 해외 ETF 순매수 흐름이 배당주와 금, 단기채로 넓어졌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에는 단기채 ETF가 순매수 1위로 올라서며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성장주 중심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졌다기보다 단기채와 대표지수, 대형 기술주로 자금이 나뉜 모습이다.
SGOV 다음으로는 알파벳($GOOGL)이 5573만 달러(약 756억원), 메타($META)가 5525만 달러(약 750억원), 뱅가드 S&P 500 ETF(VOO)가 5225만 달러(약 709억원) 순매수됐다. 미국 대표지수와 대형 기술주 매수는 유지됐지만, 순매수 규모에서는 단기 국채 ETF가 앞섰다.
반대로 레버리지 반도체 ETF에서는 대규모 매도가 나왔다. 국내 투자자는 같은 기간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를 11억560만 달러(약 1조4938억원) 순매도했다.
SOXL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등락폭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설명됐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의 하루 등락을 배수로 따라가도록 설계돼 손익 변동이 크다.
단기채 ETF 순매수와 반도체 3배 ETF 순매도는 같은 기간 위험 노출을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다만 순매수·순매도 결제액은 특정 기간의 자금 흐름을 보여줄 뿐 ETF 가격 방향이나 향후 수익률을 뜻하지 않는다.
국내 ETF 시장에서는 미국 대표지수형 상품에 자금이 들어왔다.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TIGER 미국S&P500에는 1551억원, KODEX 미국S&P500에는 1090억원이 유입됐다.
TIGER 미국나스닥100은 455억원, RISE 미국나스닥100은 358억원, RISE S&P500은 319억원 유입을 기록했다. 해외 직접투자에서는 단기채 비중이 커졌지만 국내 상장 ETF에서는 미국 대표지수형 상품 수요도 이어졌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9월 3일 기준 97조7615억원이었다. 전날 102조2672억원으로 6거래일 만에 100조원을 회복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1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5420억원으로 3거래일 연속 늘었다. 단기채 ETF도 예금은 아니며, 편입 자산의 금리와 환율, 세금 조건에 따라 실제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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