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크라켄 파이낸셜에 ‘마스터 계정’ 첫 부여…은행권 “절차 위반” 반발

| 서지우 기자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 주 수요일(현지시간) 암호화폐 특화 기관에 사상 처음으로 ‘마스터 계정(master account)’을 부여하자, 미국 주요 은행 단체들이 즉각 반발하며 전통 금융권과 디지털자산 업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결제 인프라 접근권을 둘러싼 공방이 미 의회의 ‘암호화폐 시장 구조’ 입법과 맞물리면서, 규제·정책 논쟁이 한층 격화되는 모습이다.

크라켄 파이낸셜, ‘마스터 계정’ 첫 확보…다만 ‘스키니’ 형태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의 와이오밍 인가 은행 조직인 크라켄 파이낸셜(Kraken Financial)은 연준 마스터 계정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 은행이 미국 중앙은행의 결제 시스템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연 첫 사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다만 이번 승인은 사실상 ‘스키니(skinny) 마스터 계정’에 가깝다.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연준 이사가 제시한 틀에 따라, 크라켄 파이낸셜은 중앙은행 화폐로 준비금을 보유하고 결제·정산을 수행할 수 있다. 반면 일반 상업은행과 같은 광범위한 권한은 부여받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크라켄 파이낸셜은 대출을 취급할 수 없고, 연준의 ‘할인창구(discount window)’도 이용할 수 없으며, 예금보험이 적용되는 전통적 예금취급기관(insured depository institution)처럼 기능할 수 없다. 요약하면 ‘결제망 접근’은 허용하되, 은행업 전반을 수행하는 ‘풀 라이선스’는 주지 않는 절충안이다.

은행권 “절차 위반·시스템 리스크”…캔자스시티 연은 직격

그럼에도 전통 금융권 반발은 거세다. 엘리너 테렛(Eleanor Terrett) 기자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은행 로비스트들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통상적인 ‘공개 의견수렴(public comment)’ 절차를 거치지 않고 크라켄 파이낸셜 신청을 승인해 “정책을 위반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독립지역은행협회(ICBA)는 암호화폐 기업에 마스터 계정 접근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금융 안정성에 위험이 될 수 있다며 “매우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행정책연구소(Bank Policy Institute)도 캔자스시티 연은이 연준 이사회 차원의 공개 의견수렴 기간을 사실상 ‘앞질렀다’고 비판하며, 미국 결제 시스템의 중대한 변화에 해당하는 사안을 기존 절차대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은행권의 핵심 논리는 명확하다. 그간 마스터 계정은 높은 수준의 감독과 예금보험 등 제도적 안전장치를 갖춘 은행 중심으로 운용돼 왔는데, 비은행 또는 암호화폐 기관까지 문을 열면 결제망에 ‘새로운 취약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스터 계정이 단순한 계좌가 아니라, 중앙은행 결제 인프라와 직결되는 ‘관문’이라는 점에서 논쟁이 커지는 배경이다.

GENIUS·CLARITY 법안 교착 속 갈등 확대…트럼프, 업계 편 들었다

이번 충돌은 은행권과 암호화폐 업계가 이미 입법을 두고 맞붙고 있는 상황에서 터졌다. 업계 단체들은 스테이블코인 보상(수익) 조항을 GENIUS 법안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쪽으로 움직여 왔는데, 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서명해 법제화됐다. 이 조항을 둘러싼 이견이 누적되면서, 더 큰 틀의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으로 불리는 CLARITY 법안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CLARITY 법안을 둘러싼 교착 상태와 관련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글을 올리고, 스테이블코인 수익 조항을 둘러싼 은행권과의 충돌 국면에서 암호화폐 업계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냈다. 의회가 포괄적인 암호화폐 시장 구조 입법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하지만 대통령의 ‘드라이브’에도 은행 단체들은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다. 협상에 관여한 한 은행권 관계자는 “모호한 입법 문구(ambiguous legislative language)”가 존재할 경우, 암호화폐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잔고에 이자·수익을 제공하지 않기로 한 기존 합의를 우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협상을 계속하길 원한다”며 “잔고에 이자를 주지 않는다는 원칙적 합의를 지키고, 그 합의에 구멍이 뚫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하려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은행권이 며칠 전 백악관에 법안 수정 제안을 전달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시장 영향은 ‘결제 접근’ 상징성에 방점…디지털자산 시총 2.45조달러

이번 마스터 계정 논란은 당장 크라켄 파이낸셜의 사업 범위를 크게 확장시키기보다는, ‘디지털자산 기관이 연준 결제망에 접속할 수 있느냐’라는 상징적 쟁점을 전면에 올려놓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마스터 계정이 결제·정산 효율과 직결되는 만큼, 향후 다른 암호화폐 특화 기관의 접근 가능성, 그리고 규제당국의 감독 프레임 재정립으로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트레이딩뷰(TradingView) 데이터 기준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2조4500억달러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1달러=1483.50원)을 적용하면 약 3634조5750억원 규모다. 입법 과정과 결제 인프라 접근권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워싱턴발 규제 변수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기사요약 by TokenPost.ai

🔎 시장 해석

- 연준(Fed)이 암호화폐 특화 기관에 첫 ‘마스터 계정’을 부여하며, 디지털자산 기관의 중앙은행 결제망 직접 접근이 현실화됨

- 다만 ‘스키니 마스터 계정’으로 권한이 제한돼(대출·할인창구·예금보험 기반 예금취급 불가), 확장보다는 ‘상징성과 선례’가 핵심

- 전통 은행권은 절차(공개 의견수렴) 및 시스템 리스크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며, 결제 인프라를 둘러싼 이해충돌이 재점화

- 마스터 계정 이슈가 GENIUS·CLARITY 등 시장 구조 입법 교착과 맞물리며, 워싱턴발 규제 변동성이 단기 시장 변수로 부상

💡 전략 포인트

- ‘결제 접근권’이 핵심 쟁점: 향후 다른 디지털자산 특화 기관으로 승인 확산 여부가 시장 기대/불안을 좌우

- 규제 리스크는 ‘권한 범위’에서 갈림: 스키니 계정 유지(제한적 접근) vs 권한 확대(은행 기능 준용) 시나리오를 구분해 모니터링

- 입법(특히 스테이블코인 수익/이자 제공 문구) 변화 가능성에 주목: 모호한 문구가 남으면 은행권-업계 충돌이 재점화될 소지

- 관련 종목/섹터는 ‘정책 헤드라인 민감도’가 높아질 국면: 연준/연은 발표, 의회 수정안, 로비 단체 성명에 따라 변동성 확대 가능

📘 용어정리

- 마스터 계정(Master Account): 금융기관이 연준 결제 시스템(지급결제·정산)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연준 계좌

- 스키니 마스터 계정(Skinny Master Account): 결제·정산 및 준비금 보유 등 일부 기능만 허용하고, 대출·할인창구·예금보험 기반 업무는 제한하는 형태

- 할인창구(Discount Window): 은행이 유동성 부족 시 연준으로부터 단기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창구

- 공개 의견수렴(Public Comment): 중요한 정책·규제 변경 전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받는 절차

- GENIUS·CLARITY 법안: 스테이블코인 및 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입법 프레임(조항 설계에 따라 은행권·업계 이해가 충돌)

💡 자주 묻는 질문 (FAQ)

Q.

‘마스터 계정’을 받으면 크라켄 파이낸셜은 뭐가 달라지나요?

연준(Fed) 결제 시스템에 ‘직접’ 접근할 수 있어 결제·정산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승인은 ‘스키니’ 형태로, 대출 취급이나 연준 할인창구 이용, 예금보험 기반의 전통 은행 업무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Q.

은행 단체들은 왜 이렇게 강하게 반대하나요?

은행권은 (1) 공개 의견수렴 등 통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절차 문제’와 (2) 예금보험·강한 감독 체계가 없는 기관까지 결제 인프라에 접근하면 ‘시스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핵심 논리로 내세웁니다. 즉, 마스터 계정이 단순 계좌가 아니라 중앙은행 결제망의 관문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Q.

앞으로 시장에서 무엇을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하나요?

첫째, 다른 암호화폐 특화 기관으로 마스터 계정 승인 범위가 ‘확산’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GENIUS·CLARITY 같은 시장 구조 입법에서 스테이블코인 ‘수익/이자’ 관련 문구가 어떻게 정리되는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결제 인프라 접근과 규제 강도의 기준선을 만들며, 단기적으로는 정책 뉴스에 따른 변동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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