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적용 기준을 2026년 5월 9일 계약분에서 토지거래허가 신청분으로 넓혔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가 살아나기보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가격 눈치를 보는 관망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핵심 배경은 이미 싼값에 나온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됐다는 점이다. 현장 중개업소들은 고점 대비 15~20% 이상 낮아진 초급매물이 지난달까지 먼저 팔리면서, 지금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매물만 남았다고 설명한다. 송파구 잠실동에서는 일부 집주인이 양도세 중과 유예 시한이 사실상 3주가량 늘어난 점을 여유로 받아들이며 호가를 올렸고, 반대로 매수자는 여전히 초급매만 찾고 있어 거래 성사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실제 거래 흐름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잠실 엘스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31억원대 최저가 매물이 계약된 뒤 현재는 32억~34억원 수준으로 매물이 나와 있다. 리센츠 전용 84㎡ 역시 저층은 이달 초 29억4천만~30억원에 계약 신고가 이뤄졌지만, 중고층은 3월 말 31억원대 계약 이후 현재 33억~35억원대로 가격대가 높아졌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도 비슷하다. 전용 59㎡ 조합원분은 16억원대 거래 이후 17억원대로, 전용 84㎡는 27억원대 계약 이후 28억~29억원대 매물 위주로 시장이 형성됐다. 중개업계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 희망가격 차이가 5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벌어져 있다고 본다.
반면 중저가 단지가 많은 강북권은 상대적으로 다른 흐름을 보인다.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이 최대 6억원까지 가능하고, 생애최초 구입자금 같은 정책대출 접근성도 비교적 높아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 68㎡는 3월 23일 6억8천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고, 1층을 제외한 다른 거래도 이달 6억4천만~6억5천만원대에 신고됐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5억8천만원대 거래가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최대 1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주택자들이 임차 기간 승계가 가능한 매물을 사려는 움직임도 매수세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다주택자 매도 시한이 사실상 늘어났다고 해서 서울 전체 매물이 급증하는 모습은 아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를 보면 4월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5천447건으로 전날보다 200건 줄었고, 지난달 21일의 8만80건과 비교하면 4천400건 넘게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나올 물건은 상당수 시장에 나온 만큼, 앞으로는 신규 매물 증가보다 기존 매물의 가격 조정 여부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만 신청하면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는 만큼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일부 다주택자가 다시 급매를 내놓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실수요가 받쳐주는 강북권은 완만한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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