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 국가가 러시아 선박을 압류하면 유럽 선박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12일 러시아 사할린 인근 순양함 바랴그함에서 해군 훈련을 참관하며 서방의 러시아 상선 단속을 “해적 행위이자 강도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실제로 시행되기 시작한다면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응 지역도 유럽 국가가 러시아 선박을 단속하는 해역으로 한정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의 이른바 ‘그림자 선단’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단속하는 가운데 나왔다. 그림자 선단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와 제재를 우회하는 데 동원되는 것으로 서방이 지목한 선박망을 뜻한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과 금융 거래에 대한 제한을 확대해 왔다. EU 이사회는 7월 23일 제21차 대러 제재 패키지를 채택하면서 그림자 선단 관련 선박 41척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번 조치로 제재 대상 선박은 기존 632척에서 더 늘었다. 제재 대상이 되면 통상 EU 항만 이용이나 관련 서비스 접근이 제한돼 러시아산 원유 운송 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U는 그림자 선단이 제재 회피뿐 아니라 해양 안전과 환경, 해저 기반시설, 국제 해상 교역 질서에도 위험을 준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유럽 국가의 선박 단속과 압류 논의를 국제해양법을 위반한 경제 운송망 압박으로 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제21차 대러 제재 패키지의 주요 제한 대상으로 에너지와 금융서비스, 암호화폐, 무역, 러시아 군수산업을 제시했다. 금융 부문에는 은행과 주요 금융기관, 러시아의 국경 간 결제망에 관한 지정이 포함됐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이번 선박 압류 발언과 크립토 시장을 직접 연결하는 신규 세부 조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암호화폐는 러시아 제재가 금융·결제 인프라 전반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제재 범위에 포함된 분야다.
해상에서 실제 압류와 보복 조치가 이어지면 선박 운항뿐 아니라 에너지 운송과 보험, 항만 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선박 소유주와 화주, 보험사, 항만 운영사까지 제재 대상 여부와 운항 위험을 함께 따져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흑해와 아조우해에서는 앞서 러시아 선박 159척이 공격받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유럽 밀 가격이 7% 상승하는 등 해상 충돌이 물류와 원자재 시장으로 번진 바 있다. 이번 경고는 러시아와 서방의 해상 갈등이 군사적 공격을 넘어 선박 압류와 자산 처분 문제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서방은 그림자 선단 단속을 제재 집행으로 규정하지만 러시아는 자국 선박과 화물에 대한 약탈이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이 실제 압류 조치에 나설 경우 해상 교통로에서의 검문과 보복 대응 수위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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