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달러 관세 환급, 페덱스 고객에 지급 시작

| 정민석 기자

미국에서 무효 판단을 받은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 환급이 일부 물류사를 거쳐 소비자에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만 환급은 구매자 전원에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구조가 아니라, 통관 명의와 관세 납부 주체에 따라 갈린다.

페덱스(FedEx)는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관세 환급금을 고객에게 돌려주기 시작했고, UPS와 DHL도 적격 건에 대해 환급 신청과 고객 지급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AP는 보도했다. 대상은 이들 물류사가 통관 과정에서 수입자 역할을 하고 고객에게 관세를 청구한 건이다.

이번 환급의 법적 출발점은 2026년 2월 20일 미 연방대법원 판단이다.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수입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봤다.

IEEPA는 미국 대통령에게 비상경제권한을 부여하는 법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이 법이 광범위한 관세 부과 근거가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고, 대법원 판단 이후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환급 절차와 민간 물류업체의 고객 안내가 이어졌다.

페덱스는 IEEPA 관세 환급 안내에서 CBP로부터 환급을 받는 대로 원래 비용을 부담한 고객과 수하인에게 이자까지 포함해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AP는 페덱스가 8억 달러(약 1조1336억원) 규모 환급을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UPS는 고객 대신 납부한 관세가 50억 달러(약 7조85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회사는 적격 화물에 대해 CBP로부터 환급금을 받은 뒤 실제 지급자에게 돌려주겠다고 안내했다.

DHL도 자사가 수입자였던 경우 미국 내 고객에게 수표를 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수입자였던 건은 CBP의 ACH 환급 계좌로 입금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체감할 금액은 관세 부담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택스파운데이션(Tax Foundation)은 2025년 트럼프 관세가 미국 가구당 평균 1000달러(약 142만원)의 세금 인상 효과를 냈다고 추정했지만, 이 금액이 그대로 계좌에 입금되는 것은 아니다.

관세 환급 구조에서 핵심은 정부가 누구에게 돈을 돌려주느냐와 최종 비용을 누가 부담했느냐다. 물류사가 수입자 명의로 관세를 냈다면 환급금은 먼저 물류사로 들어가고, 이후 내부 정산을 거쳐 고객에게 지급된다.

반대로 대형 소매업체는 물류사와 구조가 다르다. 아마존($AMZN), 베스트바이, 코스트코처럼 관세를 제품 가격이나 마진, 상품 구성에 반영한 기업은 개별 소비자에게 관세 청구액을 특정하기 어렵다.

AP 보도에서 아마존은 제한적으로 추적 가능한 건은 고객에게 자동 환급하고, 그 밖의 환급금은 가격 인하에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경우 소비자는 계좌 입금보다 가격 조정의 형태로 환급 효과를 체감할 가능성이 크다.

쟁점은 환급의 최종 수령자다. 물류사가 수입자였던 소액 해외구매 건은 소비자가 은행계좌나 결제수단으로 일부 환급을 받을 수 있지만, 소매업체가 수입자였거나 관세가 상품 가격에 섞인 경우 현금 환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법적 절차도 남아 있다. 미국 정부는 세관법원의 보편 환급 명령에 항소했고, 환급 대상을 소송 당사자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본지는 앞서 1000억 달러 규모 관세 환급 범위를 둘러싼 항소 쟁점을 보도한 바 있다. 정부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한국 기업을 포함한 비소송 수입업체는 미국 통관 거래별로 환급 대상 여부와 별도 제소 필요성을 확인해야 할 수 있다.

한국 독자에게도 변수는 남아 있다. 미국으로 상품을 보낸 기업이나 미국 해외직구를 이용한 소비자는 통관 명의와 결제 주체에 따라 환급 가능성이 달라지며, 이번 사안이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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