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해시 신탁은행 신청, OCC 공개목록서 빠졌다

| 이준한 기자

제로해시(Zerohash)의 미국 연방 신탁은행 인가 신청이 미국 통화감독청(OCC) 공개 목록에서 빠졌다. 디지털자산 기업이 수탁·스테이킹·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연방 감독 틀 안으로 가져가려는 흐름에 은행권의 견제도 함께 드러났다.

크립토브리핑은 제로해시의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 차터 신청이 7월 17일 OCC에서 반환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8월 14일 한국시간 기준 OCC의 디지털자산 인가 신청 공개 목록에는 제로해시가 올라 있지 않으며, 공개된 결정 문서만으로 반환 일자와 구체적 사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제로해시는 3월 4일 자사 공지에서 OCC에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 차터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인가가 승인되면 연방 감독을 받는 신탁은행으로 운영할 수 있고, 기존 인가 체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청 범위에는 디지털자산 수탁, 커스터디얼 스테이킹, 이전대리인 기능, 스테이블코인 관리가 포함됐다. 예금 수취와 대출은 신청 범위에서 제외됐다.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 차터는 일반 예금은행 인가와 다르다. 통상 신탁 업무와 관련 활동을 제한적으로 수행하는 연방 인가로, 예금 수취와 대출을 핵심으로 하는 상업은행 모델과 구분된다.

이번 사안은 제로해시의 미국 신탁은행 인가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는 본지 보도의 연장선에 있다. 새로 확인되는 핵심은 제로해시 신청이 현재 OCC 공개 목록에 없다는 점과, 반환을 최종 거절로 곧바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OCC는 6월 17일 발표에서 신청 자료가 법정·규제 기준 판단에 충분하지 않으면 ‘실질적 결함’이 있는 신청으로 보고 결정 없이 반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규 은행 인가 신청에서는 상품·서비스, 지배구조, 위험관리,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설명도 함께 내놨다.

은행권 반대도 공개됐다. 미국 독립커뮤니티은행협회(ICBA)는 4월 2일 제로해시 신청에 반대하며 사업모델이 전통적 신탁 권한을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ICBA는 차터 구조가 규제 차익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봤다. OCC가 신청 자료 공개와 위험관리 역량 검증 없이 결정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냈다.

제로해시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기업이다. 회사는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인터랙티브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 스트라이프(Stripe), 프랭클린템플턴을 파트너로 언급했고, 미국 51개 관할권에서 규제된 엔티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스티븐 가드너(Stephen Gardner) 제로해시 최고법무·컴플라이언스책임자는 회사 발표에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은 점점 핵심 금융 시스템의 일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이 은행권 규제 체계 안에서 신뢰와 접근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OCC의 제도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 OCC는 2025년 12월 12일 디지털자산 관련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 차터 5건을 조건부 승인했다.

당시 조건부 승인 대상에는 리플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 비트고, 피델리티 디지털 에셋, 팍소스 등이 포함됐다. OCC는 각 신청을 개별 기준에 따라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제로해시 건은 디지털자산 은행업의 연방 인가가 가능한지보다 신청 기업이 상품·서비스와 거버넌스, 위험관리,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지의 문제로 좁혀진다. 스테이블코인 관리와 커스터디얼 스테이킹이 전통적 신탁 권한 안에 들어가는지를 두고 규제당국과 은행권의 판단도 엇갈릴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 사안은 디지털자산 수탁과 스테이블코인 관리의 규제 경계 논의와 맞닿아 있다. 국내 사업자가 해외 인프라 기업과 제휴하거나 수탁·결제 서비스를 설계할 때, 미국 연방 인가의 범위와 조건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OCC 공개 목록에는 다른 디지털자산 관련 신청들이 남아 있다. 제로해시 신청의 이후 절차는 OCC의 추가 공개 문서나 회사 공지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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