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시총 1829억달러, 유럽 규제 플랫폼서 제한

| 김하린 기자

테더(USDT)가 유럽 규제 플랫폼에서 거래 지원을 잃고 있지만 전 세계 공급 규모는 1800억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카(MiCA) 전환기 종료 이후 유럽 내 접근 제한과 글로벌 수요 지표가 엇갈리는 흐름이다.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미카 전환기 적용 아래 기존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가 2026년 7월 1일까지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안내했다. 미카는 가상자산 발행과 거래 서비스에 투명성, 공시, 인가, 감독 요건을 부과하는 유럽연합(EU) 단일 규제 체계다. ESMA 자료상 전환기는 7월 1일 종료됐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테더 보유 금지가 아니라 유럽 규제 플랫폼의 취급 제한이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자산준거토큰과 전자화폐토큰 발행자가 EU에서 관련 인가를 보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더가 해당 인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유럽 규제 플랫폼이 테더 거래를 계속 제공하기 어렵다.

OKX는 6월 22일 안내문에서 테더가 미카 인가를 받지 않아 유럽 이용자가 테더를 거래할 수 없다고 밝혔다. OKX는 테더 입금 자체가 기술적으로 막히지는 않지만, 들어온 자금은 거래·출금·상품 이용에 쓸 수 없고 고객지원 절차를 통해 외부 주소로 반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OKX 안내문에 담긴 내용이다.

Revolut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회사는 일부 유럽 이용자에게 7월 6일부터 테더 매수를 중단하고 8월 31일 이후 남은 잔액을 이용자 기준 통화로 자동 전환한다고 통지했다. 이후 Revolut은 테더 지원 축소가 유럽경제지역(EEA)과 스위스 이용자에 한정된다고 밝혔다고 코인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대체재로는 유에스디코인(USDC)이 부각됐다. 서클(Circle)은 자사 자료에서 유에스디코인과 EURC가 미카 준수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밝혔다. 같은 자료는 유에스디코인과 EURC가 각각 달러와 유로에 1대1로 상환된다고 설명했다. 서클 자료에 따른 설명이다.

미카는 가상자산 발행자와 서비스 제공자에게 EU 단위의 공통 기준을 적용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국가별 등록이나 제한적 인가에 기대던 사업자도 미카 체계 안에서는 서비스 범위와 고객 자산 보호, 공시 요건을 맞춰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자 인가와 준비자산 관리가 직접 쟁점이 되기 때문에 거래소보다 먼저 압박을 받았다.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대목은 유럽 규제가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를 흔들었는지 여부다. 코인게코(CoinGecko)는 20일 기준 테더 시가총액을 1829억7655만7669달러(약 254조5000억원)로 집계했다. 테더의 완전희석가치는 1884억4497만653달러(약 262조1000억원)로 표시됐다. 코인게코 집계 기준이다.

이 수치는 유럽 규제 플랫폼에서 테더 접근이 줄어드는 흐름과 전 세계 공급 규모가 유지되는 흐름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럽 이용자는 규제 플랫폼 안에서 유에스디코인 등 미카 준수 자산으로 이동하고, 비유럽 시장에서는 테더가 여전히 큰 공급 규모를 유지하는 구조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법정화폐와 암호자산 거래 사이의 결제 통로 역할을 한다. 거래소 이용자는 통상 달러 예치금 대신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을 보관하거나 다른 자산을 사고판다. 이 때문에 특정 플랫폼에서 테더 거래가 막히면 이용자는 유에스디코인으로 바꾸거나 외부 지갑으로 옮기는 선택을 하게 된다.

유럽 플랫폼에는 규제 준수 자산을 남겨야 할 유인이 크다. 인가를 받은 서비스 제공자는 감독당국의 명부와 규칙 안에서 영업해야 하고, 미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자산을 계속 다루면 사업 지속성에 부담이 생긴다. 반대로 이용자는 보유 자체와 플랫폼 내 거래 지원을 구분해야 한다.

미카는 이미 유럽 가상자산 사업자의 인가 경쟁을 만들었다. 본지는 앞서 리플이 룩셈부르크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CASP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테더 축소도 같은 규제 체계 안에서 거래소와 결제 플랫폼이 취급 자산을 재정리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유럽 내 거래소 이동도 함께 나타났다. 본지는 앞서 OKX가 미카 전환기 종료 전후 비인가 거래소에서 들어온 예치금이 4월 대비 5.5배 늘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규제 준수 플랫폼으로 이용자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과 테더 취급 제한은 같은 제도 변화에서 나온 현상이다.

다만 공개 데이터만으로 미카가 테더의 글로벌 수요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확인되는 범위는 유럽 규제 플랫폼의 취급 제한, 미카 준수 스테이블코인으로의 이동, 그리고 테더의 대규모 공급 유지까지다.

유럽 이용자에게는 각 플랫폼의 테더 입금·거래·출금 처리 방식이 당장 확인해야 할 기준이다. OKX는 유럽 이용자의 테더 거래 제한과 반환 절차를 안내했고, Revolut은 남은 잔액의 자동 전환 일정을 공지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