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HYPE) 관련 정책 단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무기한계약의 공통 규제 틀을 마련하자고 요구했다.
하이퍼리퀴드 정책센터(Hyperliquid Policy Center)는 24일(현지시간) 두 기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무기한계약을 기초자산이 아니라 계약의 경제 구조에 따라 분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의견서는 SEC와 CFTC가 진행한 ‘스와프’와 ‘증권기반스와프’ 정의, 대체 준수 방안 의견수렴에 대한 답변이다.
무기한계약은 만기일이 없는 파생상품이다. 일반 선물처럼 정해진 만기 결제로 가격을 맞추는 대신, 펀딩비 구조를 통해 계약 가격이 기초자산 현물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설계된다.
정책센터는 비트코인(BTC), 원유, 주식 등 어떤 자산을 참조하는지가 상품의 성격을 전부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구조의 계약이라면 먼저 공통 분류 원칙을 적용하고, 이후 기초자산의 성격에 따라 관할 기관과 보호 장치를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책센터는 의견서에서 하이퍼리퀴드를 파생상품 거래를 포함한 온체인 금융 활동을 지원하는 범용 레이어1 블록체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퍼리퀴드가 미국에서 온체인 파생상품 규제 경로를 모색해 왔다는 점과 맞물려, 이번 의견서는 미국 제도권 논의에 직접 참여하는 문서로 볼 수 있다.
정책센터가 제시한 거래 규모도 크다. HIP-3 시장은 출시 후 10개월 동안 누적 명목 거래량 4800억 달러(약 664조원)를 넘었고, 미결제약정은 약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로 제시됐다.
하이퍼리퀴드 전체 시장의 2025년 명목 거래량은 3조 달러(약 4149조원)에 가까웠다. 2026년 들어서는 누적 명목 거래량이 1조5000억 달러(약 2075조원)를 넘었다고 정책센터는 밝혔다.
쟁점은 규제 관할이다. SEC와 CFTC는 지난 6월 공동 의견수렴 문건에서 두 기관의 규제 이해가 함께 걸릴 수 있는 혁신 상품에 대해 더 명확한 경계를 그을 방안을 물었다. 대체 준수 접근법에 대한 의견도 함께 받았고, 의견 제출 기한은 8월 24일이었다.
무기한계약은 전통 파생상품 분류와 맞물릴 때 해석이 엇갈린다. 만기가 없다는 점에서는 일반 선물과 다르지만, 가격 수렴 장치와 표준화된 거래 구조를 갖춘 경우 기존 파생상품 규율 안에서 다룰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CFTC는 앞서 5월 29일 채택한 정책성명에서 무기한계약이 고정 만기일 없이 펀딩비 장치로 현물 가격과의 괴리를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현물 가격을 참조하는 무기한계약 상장을 허용하는 명령과 함께, 다른 자산군을 참조하는 무기한계약은 사안별 심사 절차를 거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이는 비트코인 무기한계약 허용이 곧 다른 자산군의 자동 승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식 연계 무기한계약을 증권선물로 볼 수 있느냐가 별도 쟁점으로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통 거래소 쪽에서는 다른 의견도 나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은 같은 의견수렴에 낸 의견서에서 파생상품의 법적 분류가 규제 처리를 좌우한다고 밝혔다.
CME는 만기 또는 결제일이 선물계약의 핵심 요소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만기가 없는 무기한계약을 선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업계 안에서도 견해차가 드러난 셈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논의는 단순한 미국 규제 이슈에 그치지 않는다. 해외 거래소와 온체인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미국의 분류 기준은 글로벌 거래소의 상품 설계와 접근 제한, 공시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제출은 하이퍼리퀴드가 거래 규모 확대를 넘어 미국 제도권 파생상품 논의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SEC와 CFTC는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무기한계약의 분류와 대체 준수 적용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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