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담보 실험 나선 CCP, 청산 집중 리스크도 커졌다

| 이도현 기자

중앙청산소(CCP)가 토큰화 자산과 AI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금융시장 안정 장치이자 새 집중 리스크의 진원으로 동시에 부상했다.

데니스 보(Denis Beau) 프랑스은행 제1부총재는 2026년 6월 2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CCP 글로벌 연차총회 기조연설에서 “CCP는 외부 충격이 늘고 금융시스템이 크게 바뀌는 환경의 중심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 연설문을 2026년 8월 17일 공개했다.

보 부총재가 먼저 짚은 변화는 비은행 금융기관(NBFI)의 확대다. 연설문은 유로화 표시 비중앙청산 현금차입 레포 거래에서 NBFI 비중이 40%를 넘었고, 2020년 말에는 30% 미만이었다고 적었다. 투자펀드와 헤지펀드, 연기금, 보험사 등이 레포 시장에서 차지하는 몫이 커지면서 중앙청산 수요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이미 제도 변화를 시작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3년 미국 국채시장 중앙청산 규칙을 도입했다. BIS 연설문은 이 규제가 미국 국채 레포 시장의 약 80%를 점진적으로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SEC는 이행 페이지에서 준수 시점을 적격 현물시장 거래는 2026년 12월 31일, 적격 레포 거래는 2027년 6월 30일로 1년 연기했다고 밝혔다.

유럽은 아직 초기 단계다. 연설문은 유럽의 스폰서드 클리어링 모델이 전체 레포 거래의 5.8%에 그친다고 밝혔다. 스폰서드 클리어링은 비은행 참가자가 후원기관을 통해 CCP에 접근하는 구조다. 접근성이 넓어지면 거래상대방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청산 위험이 소수 인프라와 후원은행에 모일 수 있다.

토큰화는 CCP의 새 실험 영역으로 제시됐다. 보 부총재는 분산원장기술(DLT)을 담보 관리에 적용하면 토큰화 증권을 즉시 이전하고 마진 이동을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봤다. 새 토큰화 자산이 담보 적격 기준을 충족하면 담보풀도 넓어질 수 있다. 다만 같은 연설문은 토큰화 담보가 시장 분절과 유동성 제약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과 영란은행은 2026년 5월 18일 도매 금융시장 토큰화에 대한 의견수렴을 시작했다. 양 기관은 토큰화 담보와 결제 수단을 주요 검토 대상으로 올렸다. 영란은행은 이미 적격인 자산의 토큰화 등가물을 CCP 담보와 중앙은행 운영에 사용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2025년 12월 8일 선물·스와프 거래에서 토큰화 자산을 담보로 쓰는 방안에 대한 지침을 냈다. CFTC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유에스디코인(USDC)을 초기 3개월간 고객 마진 담보로 받을 수 있는 디지털자산 범위에 포함했다. 토큰화 담보 논의가 실험 단계를 넘어 감독 틀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평가다.

AI와 클라우드도 양면성이 크다. 연설문은 AI가 이상 징후 탐지, 자동화, 실시간 위험 모니터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동시에 CCP가 소수 클라우드, 보안업체, 소프트웨어 공급자에 의존할수록 단일 장애 지점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과 영국 건전성감독청, FCA는 2026년 7월 13일부터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첫 핵심 제3자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공동 감독을 시작했다.

유럽연합(EU)은 감독 통합도 병행하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2025년 12월 4일 시장 통합·감독 패키지를 채택하고 금융서비스 단일시장 장벽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 부총재는 이 흐름과 맞물려 주요 CCP 감독을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 중심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국내 크립토 독자에게 핵심은 토큰화 담보가 가격 재료가 아니라 금융시장 인프라 규칙의 문제라는 점이다. CCP가 어떤 자산을 담보로 인정하고 어떤 제3자 기술 의존을 감독받는지가 토큰화 시장의 실제 사용 범위를 가른다. BIS 연설문은 유로 도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시점을 2026년 가을로 적었지만, 관련 공식 문서마다 표현이 달라 2026년 하반기에서 연말 사이로만 정리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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