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APL)의 연례 개발자 행사인 WWDC(세계 개발자 회의)가 현지시간 6월 10일(월)에 개막한다. 팀 쿡(Tim Cook)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키노트를 통해 올 들어 부진한 주가 흐름과 인공지능(AI) 기능 출시 지연으로 위축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애플의 초점은 명확하다. 키노트의 핵심은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라는 AI 기능 생태계가 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애플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AI 파트너십을 포함한 주요 발표를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구글(GOOGL)과의 협업 가능성이 주목되며, 양사가 구글의 대형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제미나이(Gemini)’를 아이폰 시스템에 통합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글 CEO 서지하(Sundar Pichai)는 지난 4월, 애플과 AI 파트너십을 올해 중반까지 체결하길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는 지난해에도 수차례 회동하며 기술 협력을 구체화해 왔다는 후문이다. 반면 애플은 기존에 오픈AI와 협력해 시리(Siri)에 챗GPT(ChatGPT)를 일부 통합한 바 있다.
올해 WWDC에서 애플은 서드파티(제3자) 개발자를 위한 새로운 AI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도 공개할 전망이다. 이 도구를 통해 개발자들은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술을 활용한 AI 앱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쿡 CEO는 지난해 WWDC에서 대대적인 시리 업그레이드를 예고하며 주목을 모았다. 음성 비서가 아이폰 내 여러 앱을 연동해 연속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AI가 보완된다는 내용이었지만, 이 기능은 2026년으로 출시가 연기된 상태다. 이번 행사에서 보다 명확한 로드맵이 제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한 아이폰, 아이패드, 맥 제품군에 적용될 차세대 운영체제(iOS19)도 이날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OS는 디자인에서 일부 변화와 함께, 배터리 효율을 AI로 최적화하는 기능 등을 제공할 전망이다. 시티그룹은 iOS 명명방식을 연도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어서, 새로운 업데이트가 ‘iOS 26’으로 불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애플 주가는 부침을 겪고 있다. 관세 문제와 함께 핵심 AI 기능 출시 지연이 겹치며, 2025년 들어 주가는 18%가량 하락했다. 이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가운데 테슬라(TSLA)를 제외하고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이번 WWDC가 애플의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