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AI, 메타서 20조 원 투자 유치… 스타트업 판 다시 흔들다

| 김민준 기자

2025년 6월 둘째 주, 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대형 자금이 몰리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생성형 AI 플랫폼 스케일AI(Scale AI)가 메타(Meta)로부터 143억 달러(약 20조 5,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단연 주목을 받았다. 이번 라운드는 메타와의 파트너십 확대를 포함하고 있으며, 스케일AI 창업자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이 메타의 AI 전략에 합류하면서 양측의 전략적 제휴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스케일AI의 기업가치는 이번 투자로 290억 달러(약 41조 7,000억 원)까지 크게 뛰어올랐다.

뒤를 이은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사이에라(Cyera)는 5억 4,000만 달러(약 777억 원)를 유치하며 시리즈 E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뉴욕과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총 13억 달러(약 1조 8,700억 원)를 모으며 전통적인 데이터 보안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조지언, 그리노옥스,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네트워크 인프라 분야 스타트업 미터(Meter)는 시리즈 C에서 1억 7,000만 달러(약 245억 원)를 조달했다. 이번 라운드는 제너럴캐털리스트가 주도했으며 회사의 누적 투자금은 2억 5,500만 달러(약 367억 원)에 이른다. 엔터프라이즈 AI 업무 도우미를 개발하는 글린(Glean) 역시 1억 5,000만 달러(약 216억 원)를 유치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기업가치 역시 72억 달러(약 10조 3,000억 원)로 평가돼 9개월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로보틱스 스타트업 게코 로보틱스(Gecko Robotics)는 1억 2,500만 달러(약 18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방위, 에너지, 제조 분야에서 자율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 회사는 피츠버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이번 라운드에는 콕스 엔터프라이즈가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지열 에너지 스타트업 퍼보 에너지(Fervo Energy)와 AI 기반 근로 시간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로럴(Laurel)은 각각 1억 달러(약 144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공동 6위에 올랐다. 퍼보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의 투자 플랫폼으로부터 지원을 받았으며, 로럴은 IVP가 주도한 시리즈 C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스타트업 리니어(Linear)는 8,200만 달러(약 118억 원)를, 수면 무호흡 치료제를 개발하는 모사나 테라퓨틱스(Mosanna Therapeutics), 배달 로봇을 운영하는 코코 로보틱스(Coco Robotics), 호텔 고객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카나리 테크놀로지스(Canary Technologies) 등은 각각 8,000만 달러(약 11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알렸다.

이번 주 투자 유치 리스트는 AI와 클린테크, 사이버 보안,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 분야 중심으로 구성됐다. 미 정부의 기술 중심 산업 육성과 민간 기술 대기업의 전략적 투자 움직임 속에서, 고성장 가능성을 지닌 스타트업들에게 유례없는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스케일AI의 사례는 단순한 자금 유치를 넘어, 빅테크와 스타트업 간 기술 어젠다 공유와 인재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