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HPC 통합, 칩 경쟁보다 ‘소프트웨어 연결’이 먼저다

| 유서연 기자

양자컴퓨팅 시장이 2035년까지 약 97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실제 산업 확산의 관건은 ‘하드웨어 성능’만이 아니라 기존 고성능컴퓨팅(HPC) 환경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인프라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양자 HPC 그룹 소속 시스템 엔지니어 아미르 셰하타는 최근 HPE 월드 퀀텀 데이 행사에서, 양자 프로세서와 기존 HPC 시스템을 이어주는 ‘미들웨어’ 개발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 단계에 가까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통합 방식을 고민하면 이미 늦는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들의 로드맵은 이미 공개돼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은 소프트웨어 세계가 그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 준비된 뒤에 통합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하면 너무 늦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양자 하드웨어, 같은 방식으로 붙일 수 없다

양자-HPC 통합이 어려운 이유는 양자 하드웨어 방식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초전도, 중성원자, 이온트랩 등 각 방식은 동작 시간과 지연시간 요구 조건이 크게 다르다. 예를 들어 초전도 기반 시스템은 큐비트 상태가 빠르게 무너지기 때문에 매우 낮은 지연시간이 필요하지만, 중성원자 방식은 전혀 다른 시간축에서 작동한다.

셰하타는 이런 차이 때문에 통합 소프트웨어 스택이 하드웨어별 요구 조건을 모두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다시 말해, 양자컴퓨팅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연구와 산업 현장으로 들어오려면 단일 장비 성능보다 ‘연결 규격’과 ‘호환성’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오픈소스 기반 공통 규격 경쟁 본격화

이 같은 파편화를 줄이기 위해 셰하타는 ‘오픈 양자 HPC 소프트웨어 에코시스템(OpenQSE)’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이 프로젝트에는 국립연구소, 대학, 양자 기술 기업들이 참여해 양자-HPC 통합 소프트웨어 계층의 공통 규격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목표는 하나의 거대한 표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스택이 호환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정하는 데 있다. 특정 공급업체 기술에 종속되는 ‘벤더 락인’을 줄이면서도, 각 기관과 기업이 필요한 모듈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셰하타는 “특정 소프트웨어 스택 하나에 묶이지 않도록, 서로 다른 스택이 상호운용될 수 있는 환경을 표준화하려는 것”이라며 “각 소프트웨어 계층에 대한 규격을 만들고, 이후 다양한 주체가 자체 모듈을 개발해도 최종적으로 함께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결국 관건은 ‘오류 보정’… 다만 순차 접근은 어렵다

업계가 주목하는 가장 큰 기술적 분기점은 ‘오류 보정’이다. 양자컴퓨터는 연산 과정에서 잡음에 매우 취약해, 오류 보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복잡한 회로를 실질적 계산으로 이어가기 어렵다. 셰하타는 진정한 과학적 활용이 가능한 시점도 오류 보정 단계가 확보된 이후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오류 보정이 가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장난감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의미 있는 과학 응용 분야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드웨어가 완성된 뒤 소프트웨어를 얹는 식의 ‘순차 개발’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오류 보정, 알고리즘, 시스템 통합,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동시에 발전해야 실제 양자-HPC 통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양자컴퓨팅 시장이 커질수록 경쟁의 초점도 장비 성능에서 ‘누가 더 매끄럽게 기존 컴퓨팅 체계에 녹여내느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양자-HPC 통합의 승부는 칩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표준과 개방형 생태계에서 먼저 갈릴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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