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2026년 상반기 매출 1503억1000만 위안과 순이익 776억5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메모리 가격을 밀어 올린 가운데 중국 메모리 자립을 상징하는 기업의 실적이 공개시장 진입 직후 확인됐다.
창신메모리는 28일 공개한 2026년 반기보고서 초록에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154억3792만 위안보다 873.64%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동기 23억3206만 위안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311억5667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실적은 상장 전 제시한 범위를 넘어섰다. 상하이증권거래소가 5월 공개한 투자설명서 관련 자료에서 창신메모리는 2026년 상반기 매출을 1100억~1200억 위안, 순이익을 660억~750억 위안으로 제시했다. 실제 매출과 순이익은 모두 이 범위를 웃돌았다.
상장 첫날 주가도 급등했다. 신화통신은 창신메모리가 7월 27일 상하이 과창판 첫 거래에서 공모가 8.66위안보다 465.82% 오른 49위안에 마감했다고 전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2000억 위안을 넘었다.
창신메모리는 2016년 설립된 중국 D램 업체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DDR5, LPDDR5·5X, DDR4, LPDDR4X 제품이 올라와 있다. 상하이증권거래소 자료는 창신메모리를 생산능력, 출하량, 매출 기준 중국 최대 D램 업체이자 세계 4위권 D램 공급사로 설명했다.
과창판은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운영하는 기술기업 중심 시장이다.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정보기술 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로 설계됐고, 중국 전략 산업 기업이 공개시장 자금을 끌어오는 통로로 활용돼 왔다.
공모자금의 성격도 단순한 상장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상하이증권거래소가 공개한 자료에서 공모자금은 메모리 웨이퍼 생산라인 업그레이드, D램 기술 개선, 연구개발에 배정됐다. 생산능력 확충과 세대 전환을 함께 추진하는 자금 조달이라는 의미가 있다.
업황도 실적을 밀었다.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7월 3일 메모리 가격 조사에서 2026년 3분기 일반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보다 13~1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자료는 AI 서버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지만 PC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시장 부담으로 상승 폭은 앞선 분기보다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D램은 서버와 PC, 스마트폰이 데이터를 임시 처리할 때 쓰는 메모리 반도체다. AI 서버에는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메모리가 필요해 D램 수요와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가 함께 움직인다. 본지는 앞서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메모리 물량 부족과 맞물릴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한국 독자에게 핵심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켜온 D램 시장에 중국 업체가 어느 속도로 들어오느냐다. 창신메모리가 아직 HBM 중심의 최첨단 AI 메모리 경쟁에서 한국 업체와 같은 위치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범용 D램과 모바일 D램에서 공급자로 존재감을 키우면 가격 협상과 고객 배분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흐름은 중국 낸드 업체의 성장과도 맞물려 읽힌다. 본지는 앞서 중국 메모리 업체의 점유율 확대가 한국 메모리 업계의 가격 경쟁과 기술 경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전했다. 창신메모리의 이번 실적은 D램 쪽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지는 사례다.
공모 과정에는 기대와 경계가 함께 붙었다. 로이터는 7월 창신메모리의 86억 달러(약 11조8680억원) 규모 기업공개가 기관투자가 청약에서 500배 넘는 초과 수요를 냈지만, 중국 기술주 매도세 속에서 최근 중국 기술 기업공개보다 열기는 낮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증시에서는 대형 기업공개가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창신메모리처럼 공모 규모가 큰 기업이 한꺼번에 시장 자금을 끌어가면 다른 기술주 수급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시장 반응은 창신메모리를 중국 내수 기업으로만 보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창신메모리의 상장 일정이 구체화되던 시점에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샌디스크 주가가 밀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글로벌 D램 가격 체계에 중국 공급자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가 투자자들의 관전점으로 옮겨간 셈이다.
다만 이번 실적을 창신메모리의 독자 성장만으로 읽기는 어렵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D램 수급을 조였고, 공급사들이 서버와 고부가 제품에 생산능력을 배분하면서 범용 제품 가격도 올랐다. 창신메모리의 반기 실적은 이 가격 사이클의 영향을 함께 반영한다.
상하이증권거래소 자료에는 창신메모리의 상장 전 2026년 1분기 매출이 508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719.13% 늘었다고 적시돼 있다. 28일 공개된 반기 실적은 이 증가세가 2분기까지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이후 흐름은 D램 계약가격, 서버 수요, 소비자용 제품 재고 조정 속도에 따라 다시 확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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