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서울대가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의 대형 셀 안정성을 높이는 운용 조건을 확인했다. 40Ah급 셀은 883회 충·방전 뒤에도 초기 에너지의 92.2%를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일 서울대학교 화학부 임종우 교수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LMR 배터리의 전기차용 대형 셀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LMR은 망간을 주원료로 쓰는 차세대 양극 소재다. 니켈과 망간 같은 전이금속뿐 아니라 소재 내부 산소까지 에너지 저장에 활용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충전 중 산화된 산소가 방전 과정에서 충분히 회복되지 않으면 배터리 내부 구조 손상과 가스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용 대형 셀은 내부 여유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이 문제가 내부 압력 상승과 성능 저하로 번질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산소 회복을 좌우하는 변수가 충전 상한 전압뿐 아니라 방전 하한 전압에도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충전 상한 전압을 4.6V에서 4.3V로 낮추자 산화된 산소의 환원율은 86%에서 97%로 높아졌다.
방전을 기존 3.0V가 아니라 2.0V까지 진행했을 때 산소가 거의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현상도 확인됐다. 충전과 방전 양쪽의 전압 범위를 함께 조정해야 산소 반응의 가역성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40Ah급 LMR 대형 셀의 구동 전압 범위와 활성화 공정 조건을 다시 설계했다. 활성화 단계에서는 온도를 낮추는 공정을 적용해 대형 셀에서 나타나는 가스 발생을 줄였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논문은 최적 전압 범위를 4.3~2.0V로 제시했다. 논문은 이 조건에서 산소 산화·환원 반응이 더 가역적인 범위에 머물고, 가스 발생과 구조 열화를 억제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논문은 코발트 함량 0.27중량%의 LMR 소재를 쓴 40Ah 셀에서 양극 활물질 질량 기준 663Wh/kg의 비에너지와 883회 뒤 92.2% 에너지 유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형 실험 셀이 아니라 전기차 적용을 염두에 둔 대형 셀에서 성능 유지율을 확인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임종우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LMR 배터리의 열화 원인을 산소의 가역성 관점에서 규명하고, 전기화학 프로토콜 설계만으로도 셀의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소재 자체만이 아니라 충·방전 조건 설계가 대형 셀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LMR 배터리의 주요 과제였던 가스 발생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대형 셀에서도 안정적인 배터리 수명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번 성과가 차세대 LMR 배터리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기차용 셀의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 원가를 동시에 맞추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망간 비중을 높이는 LMR 계열 소재는 이런 조건을 겨냥하지만, 실제 제품 적용과 양산 조건은 추가 검증 단계에서 확인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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