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오히려 발목”... 개발자 66%, AI 코드 디버깅에 시간 더 든다

AI 개발 도구가 일선 개발자들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로는 기술 부채와 생산성 저하라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177개국 4만 9000여 명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스택오버플로(Stack Overflow)의 2025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도구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023년 42%였던 AI 정확도 신뢰 응답은 2025년 33%까지 추락했다. AI 도구에 대한 호감도 역시 2023년 77%, 2024년 72%에 이어 2025년에는 60%로 감소했다. 이는 AI 도구가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업무에서는 오히려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바로 '거의 맞는(almost right)' 코드다. 66%의 개발자들은 AI가 제공한 코드가 처음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결국 많은 수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45%는 AI 생성 코드를 디버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다고 밝혔으며, 일부는 "그냥 처음부터 코딩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반응까지 내놨다.

에린 예피스(Stack Overflow 시장조사 선임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AI를 쓰고 있지만, AI에 대한 신뢰와 호감은 확연히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도구가 복잡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024년 35%였던 복잡도 대응 역량 신뢰 응답이 올해는 29%로 하락한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기술적 불완전성은 기업의 운영 체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자 중 절반 이상인 54%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6개 이상의 도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맥락 전환 비용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AI 도구가 약속했던 '생산성 향상'은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체계적인 통합 실패와 품질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AI 도구에 대한 기업 차원의 관리 체계 역시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 매튜스(Stack Overflow 엔지니어링 총괄)는 “요즘 흔히 말하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은 신속함을 위해 정확성과 보안을 희생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에 심각한 보안 리스크와 기술 부채를 안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개발자의 77%는 바이브 코딩을 실제 업무 환경에서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AI로 생성된 코드에 보안이나 윤리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우려해 여전히 61% 이상의 개발자가 인간 전문가의 도움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AI가 만드는 코드가 실제 애플리케이션 성능, 데이터 접근, 보안 등 다양한 측면에서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들은 AI 도구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사용 방식을 더 정교화하고 있다. 지난 1년간 AI 도구를 활용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나 기술을 학습한 개발자는 전체 중 44%로, 2024년보다 7%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여전히 인간 커뮤니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이어지고 있다. 스택오버플로는 여전히 개발자 커뮤니티 중 1위 플랫폼으로, 84%가 자주 방문하고, 35%는 AI의 부정확한 답변을 검토하기 위해 해당 사이트를 찾는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기업 기술 담당자들에게는 다음의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첫째, AI 생성 코드에 특화된 디버깅·리뷰 시스템 투자 확대, 둘째, 인간 전문가 집단 유지·강화, 셋째, 단계적 AI 도입 전략 수립, 넷째, AI 툴 문해력 강화 및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AI 도구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개발자는 비정기 사용자보다 툴에 대한 호감도가 월등히 높았고(88% vs 64%), 이는 효과적인 교육과 통합 전략이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궁극적으로 기업이 AI를 통해 개발 속도와 품질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단순 도입보다 ‘AI-인간 협업 체계’와 ‘AI 코드 품질 통제 역량’ 강화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 이번 조사의 핵심 메시지다. AI가 약속한 미래는 ‘거의 맞는 코드’를 진짜 답으로 바꾸는 것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