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적자 감수, 기술 투자 우선”…오픈AI, 연간 매출 200억 달러 전망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을 위해 당분간 수익성보다 투자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급증하는 이용자 수와 매출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결정은, AI 기술 발전의 속도를 더욱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트먼 CEO는 미국 경제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 모델이 더 나아지는 명확한 경향이 있다면, 당장의 적자는 감수할 수 있다”며 “성장과 기술 인프라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 인프라는 AI 모델 학습을 위한 막대한 연산 장치와 데이터 센터 등을 의미한다. 수익성보다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구상으로, 신규 AI 모델 출시 속도를 이전보다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오픈AI는 최근 몇 년 사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24년 약 3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실적의 2배를 넘었지만, 같은 해에는 약 5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도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예상치로는 연간 반복 매출(ARR)이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RR은 기업이 구독 등 고정 수입 기반의 비즈니스에서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연간 매출을 의미하는 지표다.

올트먼 CEO는 “오픈AI가 마음만 먹으면 흑자 전환도 가능하지만, 아직은 비상장 기업이기에 단기 실적 압박에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의 자유도를 확보하기 위해 상장 여부에도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실제로 오픈AI는 지난해 10월 66억 달러, 올해에는 최대 400억 달러 규모의 자금 투자 유치를 추진하면서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출시된 최신 AI 모델인 GPT-5도 이 같은 기술 투자 기조의 산물이다.

한편 오픈AI를 둘러싼 창업자 간 갈등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공동 창립자였던 일론 머스크는 오픈AI가 비영리 원칙을 위반하고 수익을 좇는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올트먼 CEO는 “머스크가 거의 하루종일 X(옛 트위터)에 오픈AI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며 사실상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머스크는 오픈AI의 기업가치가 급상승하자 지난해 2월 약 974억 달러에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올트먼은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오픈AI는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1,570억 달러에서 3,000억 달러로 끌어올린 데 이어, 현재 약 5,000억 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로 평가받으며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자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챗GPT 유료 구독자 수는 500만 명을 넘겼고, 주간 활성 사용자는 7억 명에 이르면서 명실상부한 AI 시장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기술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기업 간 투자 경쟁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단기 수익보다 장기 기술력 확보를 우선시하는 전략이 AI 산업 전체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는 만큼, 기술 발전의 속도와 투자환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