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공지능(AI) 업계가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다. 오픈AI(OpenAI)는 자사의 차세대 언어 모델 GPT-5를 공식 공개하며 AI 시장 주도권 강화를 선언했고, 기업과 정부의 정책 대응도 첨예하게 얽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인텔(INTC) 최고경영자 립부 탄(Lip-Bu Tan)의 사퇴를 요구하고, 100% 반도체 관세 정책을 지시하면서 빅테크와 반도체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GPT-5는 오픈AI가 내세운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로, 기존 GPT 시리즈의 빠른 응답성과 O 시리즈의 정교한 추론 역량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샘 알트먼(Sam Altman) CEO는 1시간 넘는 발표에서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하는 프레젠테이션으로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하지만 산업 관계자들은 실질적인 경쟁자는 앤트로픽이나 구글(GOOGL)이 아닌, 실제 방대한 양의 비즈니스 데이터를 보유한 금융 기관 제이피모건(JPMorgan) 같은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렇듯 기술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보다 직관적인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오픈AI는 기업가치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목표로 한 주식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선 정확성과 시장 영향력 모두에서 결정적인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알트먼 CEO는 비즈니스 초기의 적자도 감내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산업 정책은 다시 AI와 반도체 전쟁이라는 테마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최근 애플(AAPL)이 미국 생산기지 강화 차원에서 1,000억 달러(약 144조 원) 추가 투자를 약속하자 이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는 동시에, 인텔의 CEO 립부 탄에게는 즉각 사임하라고 주장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선 최대 100%에 달하는 관세 부과 지침도 발표했지만,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에는 예외가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단순한 기업 CEO 교체 요구를 넘어 미국 내 반도체 자립과 제조업 부흥을 직접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치권과 업계 일각에서는 과도한 정치 개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처럼 AI 모델 고도화와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라는 두 축은 미국 기술 산업 전반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픈AI의 전방위 진출과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기술 산업 개입은 향후 글로벌 테크 지형을 뒤흔들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