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8월 8일 차익 실현 매물에 밀리며 5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날 지수는 전날보다 17.67포인트(0.55%) 내린 3,210.01로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이날 증시는 고점 부담에 따라 투자자들이 이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며 장중 내내 하락세가 이어졌다. 장 초반 3,220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한때 3,20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장 막판 일부 낙폭을 회복하며 결국 3,210선에 안착했다. 특히 방산주와 2차전지주 중심으로 하락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지정학적 뉴스와 일부 종목의 실적 부진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투자 심리 위축에는 대외 변수도 작용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추진된다는 외신 보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 가능성을 띄우며 방산 관련주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여기에 LIG넥스원의 기대치에 못 미친 실적 발표가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하면서 주요 방산 종목들이 줄줄이 큰 낙폭을 보였다. 이날 LIG넥스원은 14.93% 급락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역시 4~5% 수준으로 떨어졌다.
2차전지 업종도 부정적인 소식에 타격을 입었다.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가 새로운 전기차 모델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라는 보도 이후 국내 배터리 대표주들인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각각 2.07%, 5.47% 하락했고, POSCO홀딩스도 소폭 내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1.84% 오르는 등 개별 종목별로는 실적 등에 따라 차별화된 흐름도 나타났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는 오히려 0.43% 오른 809.27에 마감하면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코스닥에서는 실적 기대감에 따른 투자자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종목이 우위를 보였다. 특히 제약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에서 상승폭이 컸으며, 파마리서치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각각 좋은 실적 발표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다.
환율 측면에서도 원화 약세가 눈에 띄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4원 오른 1,389.6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미 연준의 금리 정책 기대감 후퇴 및 달러화 강세 흐름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실적 발표 일정과 글로벌 이슈에 따라 증시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정학적 뉴스나 달러 강세 등 외부 요인이 계속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종목별 선별 효과는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단기간 상승 피로감을 해소하며 재정비에 들어간 만큼, 향후 다시 반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매크로 환경의 안정성 확보가 중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