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갑작스럽게 변동하며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자, 시장 전문가들이 다시 한번 기관 주도의 ‘시장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블랙록이 운영하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움직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블랙록 ETF, 코인베이스로 대규모 비트코인 이체

시장 분석가 NoLimit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블랙록의 ETF 'IBIT'가 주식 시장 개장 직전에 수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코인베이스 프라임 지갑에 이체한 점을 포착했다. 이 시점과 장소는 기관투자자들이 보유 자산을 처분하거나 유동성을 확보할 때 보이는 전형적인 행동 패턴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같은 움직임이 일회성이 아니라, 가격 하락 시점에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는 점에서 ETF 환매 청구와 관련된 매도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에 대량 매도가 이뤄지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25억 달러어치 비트코인, 30분 만에 매도

기술 분석가 OxNobler는 추가적으로 바이낸스, 윈터뮤트,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주요 거래소와 기관의 비트코인 대량 매도가 가격 폭락을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도 이 가운데 4,945 BTC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분 만에 전체적으로 약 25억 달러(약 3조 5,995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판매되면서, 단순한 ETF 환매 차원을 넘어선 집단적 시장 영향이 의심받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불 세오리(Bull Theory)에 따르면 이 시점부터 비트코인 가격은 2,300달러(약 331만 원) 이상 급락했고, 불과 45분 만에 6,600만 달러(약 949억 원) 규모의 롱 포지션이 청산됐다. 그 결과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에서 약 600억 달러(약 86조 3,880억 원)가 증발했다.

‘조작’ 우려 커지는 시장... 신뢰성 타격

아무런 부정적 뉴스나 규제 발표 없이 이처럼 급격한 가격 하락과 대규모 청산이 발생한 점은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관투자자들이 자산 청산 시 타이밍을 선택적으로 조절함으로써, 고의적이진 않더라도 시장에 과도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비트코인은 거래소 유동성이 낮은 시점에도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에, 이런 대량 매매는 ‘조작’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8만 7,340달러(약 1억 2,573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 10월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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