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주간 변곡점 중 하나인 옵션 만기일이 다시 돌아왔다. 오는 금요일,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옵션 계약이 대거 만기되며, 총 명목 가치는 약 49억 달러(약 6조 8,110억 원)에 달한다. 만기 규모는 전주(약 57억 달러)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비트코인 옵션의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총 3만 5,000건 이상이 만기되며, 명목 가치는 약 41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에 이른다. 푸트/콜 비율은 1.38로, 매도 중심 포지션이 우세하다. 손실이 가장 큰 가격 구간을 뜻하는 '맥스 페인 포인트(Max Pain Point)'는 11만 5,000달러로, 현물 가격 대비 약간 낮은 수준이다. 더불어,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에서는 행사가 14만 달러에 해당하는 옵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30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 가까이 누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더리움 옵션도 주목할 만하다. 총 22만 2,000건에 달하는 계약이 만기 예정이며, 명목 가치는 7억 9,200만 달러(약 1조 997억 원), 맥스 페인 포인트는 3,600달러로 집계됐다. 푸트/콜 비율은 1.06으로 비교적 균형 잡힌 포지션이 형성돼 있다.
옵션 거래 플랫폼 그릭스라이브(Greeks Live)는 전반적인 시장 심리를 ‘혼조 상태’로 평가했다. 이들은 대부분의 트레이더가 11만 2,000달러 가격대에 중점을 두고 낮은 변동성 환경에 베팅하고 있으며, 변동성 매도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시장 전반의 안정세와 맞물린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번 옵션 만기는 다소 축소된 규모임에도, 최근 상승 반전 조짐을 보이던 암호화폐 시장의 흐름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퇴직연금 편입 대상에 포함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시장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금요일 새벽 아시아 시장에서 11만 7,500달러까지 상승한 뒤 다소 조정을 받으며 11만 6,000달러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더욱 강한 랠리를 펼치며, 6% 넘게 오르며 3,900달러를 돌파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4,000달러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한편, XRP는 리플(XRP)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5년간 이어온 소송의 항소 포기를 신청하면서 11% 급등, 주요 알트코인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옵션 만기 이벤트는 직접적인 붕괴나 랠리 가능성보다는, 시장 선호 흐름과 구조적 포지션 해소 과정을 통해 점진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을 활용하는 트레이더에겐 주목할 만한 구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