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를 활용한 의료제품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성을 담보할 수 있는 규제 체계 논의가 국제적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인천에서 ‘국제 인공지능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규제 당국, 관련 업계, 학계 전문가 등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주제는 ‘글로벌 AI 규제조화, 함께 여는 미래’로,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의료기기의 기술 발전 현황은 물론 혁신사례와 각국의 허가·규제 경험이 공유된다. 인공지능이 진단 보조, 치료 계획 수립, 환자 모니터링 같은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는 만큼, 그에 맞는 국제적 관리 기준이 절실하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한 자리다.
심포지엄 첫날에는 세계적 합성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의 기조연설이 예정돼 있다. 그는 2023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AI 기반 단백질 구조 연구로 의료 혁신에 기여한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그의 제자인 백민경 서울대 교수도 발표자로 나서며, 글로벌 제약컨설팅 기업 파렉셀의 탈라 파쿠리 부사장 등도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힐 계획이다.
행사 둘째 날에는 각국 규제 당국자들이 무대에 올라 ‘AI 규제 프레임워크, 모범 사례 및 교훈’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간다. 인공지능의 특성상 지속적인 학습과 데이터 변화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기존 전통적 의료기기 규제 체계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AI 의료기기만을 위한 별도의 심사 기준 마련이 시도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과 대응 전략이 심도 있게 논의될 예정이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규제기관 간 비공개 회의가 진행되며, 각국 간 양자 대화와 업무협약(MOU) 체결식도 병행된다. 또한 의료기기 국제포럼도 열려 인공지능 제품의 상용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 문제들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규제조화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8월 22일까지 AIRIS 2025 공식 홈페이지(airis.or.kr)를 통해 사전 신청하면 된다. 이번 심포지엄은 AI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어떻게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놓고, 규제기관 간 협력을 구체화하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인공지능 의료기기 인허가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