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미니, '개인화' 기능 도입했지만… 여전히 오픈AI에 뒤처져

구글(GOOGL)이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제미니(Gemini)'에 제한적인 '개인 맞춤 설정' 기능을 도입하며 사용자의 데이터 제어 권한을 조금씩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화 및 메모리 기능 부문에서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 등 주요 경쟁사에 여전히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의 이번 업데이트는 제한적이지만 기존보다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제미니 2.5 프로(Gemini 2.5 Pro) 모델이 우선 적용 대상으로, 특정 국가에서 먼저 제공되며 머지않아 제미니 2.5 플래시(Gemini 2.5 Flash)로 확대될 예정이다. 새롭게 도입된 ‘Personal Context’ 기능은 과거 대화를 학습해 연관성을 높인 응답을 제공하지만, 사용자 설정을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고객 데이터 활용에 민감한 기업 고객에게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대화를 직접 언급해야 해당 정보를 모델이 인식할 수 있었으나, 이번 업데이트로 자동화된 맥락 파악이 가능해졌다. 사용자는 필요 시 언제든지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다. 구글 제미니 앱 제품관리 디렉터인 마이클 실리스키(Michael Siliski)는 "모든 사용자의 요청에 동일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개인 AI 비서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밝히며, AI의 개인화 방향성을 강조했다.

신규 기능에는 ‘임시 대화(Temporary Chat)’와 추가 데이터 제어 설정도 포함됐다. 임시 대화의 경우 사용자가 한 번만 대화하고 이후에는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으며, 추후 대화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와 함께 도입된 데이터 제어 기능을 통해서는 사용자가 향후 제공된 데이터를 구글의 모델 학습에 활용하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은 기본적으로 꺼져 있으며, 필요한 경우 사용자가 수동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이미 이보다 진일보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오픈AI는 2024년, 앤트로픽은 2024년 말부터 각각 메모리, 대화 히스토리, 사용자 맞춤형 반응 기능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기술 우위를 확보해왔다. 특히 오픈AI의 챗GPT는 과거 모든 대화를 기억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을 2025년 4월부터 지원하고 있으며, 앤트로픽의 클로드 역시 최근 모든 대화를 참조 가능한 구조로 개선되었다.

업계 전반에서 '기억(Memory)'과 '개인화(Customization)' 기능은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기업 브랜드 유지와 프로젝트 연속성을 보장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글이 해당 영역에서 정체를 보이는 사이, 경쟁사들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몰입도와 신뢰도를 높이며 점유율 격차를 벌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AI 플랫폼 경쟁이 메모리와 개인화 중심으로 본격화됨에 따라 구글이 자사 사용자 기반을 어느 정도까지 혁신적인 방식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시장경쟁의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