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히어, 5억 달러 유치…AI 유니콘 IPO 시동 걸었다

생성형 AI 스타트업 코히어(Cohere)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코히어는 시리즈 D 라운드를 통해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를 68억 달러(약 9조 7,920억 원)로 끌어올렸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코히어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겨냥한 대형 언어모델(LLM) ‘커맨드(Command)’ 시리즈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캐나다 벤처캐피털인 라디컬 벤처스와 이노비아 캐피털이 공동 주도했으며, 엔비디아(NVDA), AMD 벤처스, 세일즈포스 벤처스 등 굵직한 전략적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코히어는 지난해 6월 동일한 규모의 투자 유치 당시 50억 달러 밸류에이션을 기록한 바 있으며, 불과 1년 만에 36%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코히어의 주력 모델인 ‘커맨드 A’는 올해 3월 출시돼 오픈AI의 GPT-4o와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면서 응답 속도는 75% 더 빠르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을 받았다. 코히어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는 최신 임베딩 모델도 함께 제공하며, 최대 200페이지 분량의 멀티모달 문서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히어는 자사 LLM을 클라우드 API뿐 아니라 온프레미스 형태로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에어갭’ 구성을 통해 외부 인터넷과 완전히 차단된 형태로 자체 인프라에서 인공지능을 운영할 수 있어, 금융·공공기관 등 보안이 중요한 고객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수익 성장세도 눈에 띈다. 지난 7월 미국 IT 매체 인포메이션은 코히어가 올해 말까지 연간 매출이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월 추산 대비 약 3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이번 투자와 함께 코히어는 핵심 인사 영입도 발표했다. 메타(Meta)의 AI 연구기관 ‘페어(FAIR)’를 이끌었던 머신러닝 석학 조엘 피노(Joelle Pineau)를 최고 AI 책임자(CAIO)로, 전 우버(Uber)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프랑수아 채드윅(Francois Chadwick)을 CTO로 각각 임명했다. 피노는 향후 코히어의 주요 연구 프로젝트를 최근 출시한 AI 생산성 플랫폼 ‘노스(North)’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노스’는 여러 기업용 앱 간 데이터 연동처럼 반복적인 작업을 AI 에이전트가 자동화해주는 도구다.

채드윅의 CTO 합류는 코히어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우버의 상장 과정 중심에서 활동한 인물로, 향후 코히어가 본격적인 증시 데뷔를 준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코히어는 이번 자금을 활용해 공격적인 인재 채용뿐 아니라 추가 인수합병에도 나설 계획이다. 코히어는 최근 AI 기반 시장조사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한 캐나다 오토그리드(Ottogrid)를 인수하며 자사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