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클로드에 '학습 모드' 장착… AI 교육 시장 정면 승부

샌프란시스코를 본거지로 둔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자사의 생성형 AI 챗봇 클로드(Claude)에 학습 모드 기능을 추가하며 교육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단순한 정답 제공을 넘어, 사용자가 스스로 사고하고 개념을 탐구하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학습 방식으로 AI 교육 도구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공개됐다.

앤트로픽은 이번 기능을 일반 사용자용 서비스인 클로드.ai와 개발자 대상 특화 버전인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양쪽에 도입한다. 이 학습 모드는 학생과 개발자 등 각 사용자층에 맞춘 맞춤형 설계로, 즉각적인 해답보다 과정 중심의 사고를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둔다. 특히 소크라테스식 질문 방식을 적용해 개념을 하나씩 짚어가며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우리는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사고 능력을 강화하는 지능적인 도구를 만들고 있다”고 밝혀, 학습 도구로서 AI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강조했다. 이번 기능 출시는 오픈AI(OpenAI)의 챗GPT 학습 모드, 구글(GOOGL)의 제미니(Gemini) 기반 가이드 학습 기능과 정확히 맞물리며 이들과 정면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기술 대기업들이 AI 교육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 세계 교육 기술 시장은 약 3,4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특히 개학 시즌은 학생 및 교육기관의 초기 채택을 이끌어낼 전략적 시점이다. 구글은 향후 3년간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AI 교육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이미 100개 이상의 대학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클로드 코드의 새로운 기능은 개발자를 위한 설명 모드와 학습 모드로 나뉘며, 코드의 논리와 대안을 설명하거나 TODO 주석 구간의 코딩을 유도하며 상호작용을 강화한다. 이는 AI 도구로 손쉽게 코드를 생성하지만, 결과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초급 개발자의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대응책이다.

이러한 방향은 단기 생산성보다는 장기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기업 고객에게도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앤트로픽은 “개발자가 AI와 협업하며 실력을 키우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커리어 성장과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율형 에이전트 대신 인간 중심의 AI 설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능은 기존 모델의 파인튜닝이 아닌 시스템 프롬프트 조정 방식을 통해 구현됐다. 이는 보다 빠르게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하고 개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대화 간 일관성 유지에 대한 과제가 남는다. 앤트로픽은 향후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토대로 궁극적인 학습 방식을 모델 자체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대학가에서는 생성형 AI의 교육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답을 토해내는 AI에 대한 의존이 사고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존재하는 가운데, 앤트로픽은 노스이스턴 대학교, 런던정경대(LSE), 샴플레인 칼리지 등과 협력해 실질적인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전략은 근본적으로 질문한다. AI는 교육을 효율화할 수 있는가를 넘어, 인간의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학습 모드는 매출과 사용시간보다, AI에 둘러싸여 성장하는 세대가 주체적 사고와 지적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잣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