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구글 넘는 'Hunyuan-MT' 공개…AI 번역 시장 뒤흔든다

중국 대표 IT 기업 텐센트(Tencent)가 번역 분야에 특화된 최신 언어 모델 시리즈 ‘훙위안-MT(Hunyuan-MT)’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글로벌 번역 기술 경쟁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텐센트는 이 모델이 기존 구글 번역보다도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고 주장하며, AI 주도 번역 시장의 판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에 공개된 Hunyuan-MT 시리즈는 총 4개 모델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Hunyuan-MT-7B’와 ‘Hunyuan-MT-Chimera-7B’는 70억 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탑재한 주력 모델이다. 두 모델은 고품질 번역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속도와 연산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특히 Chimera 버전은 복수의 신경망을 결합하는 앙상블 학습 기법을 통해 보다 정교한 결과를 제공한다. 더 낮은 메모리 사용을 목표로 양자화된 경량 모델 버전도 함께 제공된다.

모델 개발에는 33개 언어로 구성된 방대한 일반 텍스트 코퍼스뿐 아니라 언어쌍 기반의 수백만 건의 번역 데이터가 활용됐다. 훈련 과정에서 일반 지식도 학습돼, 번역 외 질문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였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텐센트는 이 모델의 일반 지식 능력을 평가하는 MMLU-Pro 벤치마크에서 메타(META)가 개발한 ‘Llama-3-8B-Base’를 뛰어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고도화된 성능 확보를 위한 강화 학습도 병행됐다. XT 기반의 AI 평가기를 활용해 모델이 생성한 번역 결과를 원문과의 의미 유사도 및 전문용어 처리 수준 등을 기준으로 정밀 평가했으며, 그 피드백을 반영해 모델 스스로 성능을 개선하도록 유도했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실제 번역 성능 비교다. AI 번역 분야의 표준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WMT25 테스트에서 Hunyuan-MT는 총 31개 언어쌍 중 무려 30개에서 구글 번역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으며, 일부 경우 최대 65% 이상 더 정확한 결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GPT-4.1 및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4 Sonnet 등을 상회하는 성적을 보여, 대형 AI 기업들과의 직접 경쟁도 가능하다는 잠재력을 입증했다.

글로벌 AI 번역 시장은 특히 다국적 기업과 정부기관의 수요가 늘면서 성장세가 견고한 분야로, 이번 Hunyuan-MT 공개는 기술 중심의 국가전략을 강조해온 중국 정부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모델은 중국 내뿐 아니라 전 세계 개발자와 기업들에게도 광범위하게 활용될 여지가 있어, 향후 AI 기반 다국어 서비스 전환을 고민하는 기업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전망이다.

번역 정확도와 다언어 지원 능력이 AI 모델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는 상황에서, 텐센트의 Hunyuan-MT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오픈소스 모델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이에 어떤 대응 전략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