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케 미디어, 구글 'AI 요약' 놓고 반독점 소송…콘텐츠 무단사용 정면 충돌

롤링스톤과 할리우드리포터 등 대중문화 매체를 소유한 펜스케 미디어가 구글(GOOGL)을 상대로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펜스케는 구글이 검색 시장 독점 지위를 남용해 뉴스 콘텐츠 공급을 강요하고, 이를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에 활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구글의 AI 요약 기능이 핵심이다. 사용자가 구글 검색을 통해 질문을 입력하면 검색 상단에 간략한 답변을 요약해 보여주는 이 기능이 펜스케 콘텐츠를 무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펜스케 측은 이 요약문이 원본 기사 접근을 방해해 트래픽과 광고 수익을 크게 줄였으며, 나아가 구글의 AI 모델 학습에 자신들의 값진 저널리즘이 동의 없이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소장에 따르면 구글은 검색 트래픽을 미끼로 매체들에 세 가지 콘텐츠를 요구한다. 하나는 검색 결과에 재게재되는 기사 요약(snipet), 다른 하나는 젬니(Gemini) AI 모델 훈련에 쓰일 텍스트와 이미지, 마지막은 생성AI 요약 기능 기반의 검색 답변 생성에 필요한 콘텐츠다. 펜스케는 이러한 요구가 검색 시장 지배력을 이용한 ‘상호 연계 강제거래’이자 셔먼법상 명백한 독점남용이라고 강조했다.

펜스케의 제이 펜스케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구글의 무분별한 콘텐츠 사용은 우수한 언론인의 노동을 침해하고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강경한 대응의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이번 소송에서 세 배 손해배상(treble damages)과 불법 행위의 중단을 요구하는 영구 금지명령, 부당 수익 환수, 소송 비용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재판은 배심원 평결로 진행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반면 구글 측은 AI 요약 기능이 오히려 인터넷 생태계에 긍정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반박했다. 구글 대변인 호세 카스타네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AI 요약 기능은 다양한 사이트로 더 많은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펜스케 미디어의 이번 소송은 올해 초 교육 플랫폼 체그(Chegg)가 제기한 유사한 소송에 이은 것으로, AI 기반 검색 요약 기능이 전통 언론과 콘텐츠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추천 알고리즘과 검색 결과가 언론사 본연의 유통 경로를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펜스케의 소송이 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