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모빌린트가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를 미국 실리콘밸리의 새너제이주립대 연구 프로젝트에 제공하게 됐다. 이로써 국내 기술이 미국 대학의 실전 연구와 교육 환경 속으로 진입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

모빌린트는 9월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새너제이주립대와 AI 연구 및 교육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모빌린트는 자사가 개발한 고성능·저전력 AI 가속기인 ‘MLA100 PCIe 카드’를 대학 측에 제공하며, 실험과 강의 콘텐츠 개발에 공동 참여한다.

이번에 제공된 AI 가속기는 새너제이주립대의 응용데이터사이언스학과에 소속된 정태희 교수 연구팀이 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정 교수는 글로벌 AI 칩 개발 기업인 AMD 등에서 관련 엔지니어로 활약하다가 올해 초 새너제이주립대로 자리를 옮겼다. 모빌린트와 정 교수팀은 교육 한정 사용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연구 프로젝트와 학생 논문 등을 함께 추진하며 기술 응용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MOU 체결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9월 설립한 ‘한미 인공지능 반도체 혁신센터(K-ASIC)’의 지원 아래 성사됐다. K-ASIC은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이번 협약 역시 그 역할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모빌린트 측은 지난 전시회에서 AI 반도체 성능을 관람한 새너제이주립대 측의 관심을 계기로 협약이 구체화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대표 신동주 씨는 이번 계약이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미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 신호탄임을 강조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주요 교육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현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한국 AI 반도체 기업들의 글로벌 협력 확대와 시장 진출 확대 가능성을 예고하는 상징적 사례가 될 수 있다. 교육과 연구 협력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 참여는 곧 기술 경쟁력 확보를 뛰어넘어 산업 전반의 영향력을 넓히는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