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도입이 가속화되며 기업 운영의 자동화가 급격히 확산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보안 리스크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는 AI 기반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의 핵심 연결 고리로 부상했으며, 동시에 해커들에게 새로운 표적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AI 혁신을 위해서는 API 보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18년 설립된 API 보안 전문기업 솔트 시큐리티(Salt Security)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격 지점을 조기에 탐지하고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왔다. 솔트 시큐리티 공동창립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마이클 니코시아는 최근 Fal.Con 2025에서 “AI 시대의 디지털 흐름 중심에는 API가 있다. 웹, 모바일, 마이크로서비스 모두 API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악성 행위자들이 노리는 민감 데이터도 이 안에 집중돼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AI 에이전트의 등장이다. 에이전트 기반 AI는 운영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API 호출 빈도와 범위를 폭증시킨다. 구글이 개발한 A2A(Application-to-Application) 프로토콜과 앤트로픽이 주도하는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이 같은 API 기반 통신 프로토콜의 대표적 예다. 이들은 각기 독립적인 AI 에이전트 간 연결을 중계하며 새로운 데이터 흐름 경로를 생성하는데, 이 과정이 곧 보안 사각지대를 확대하는 요인이 된다.

API 보안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시성이다. 니코시아는 “좀비 API나 숨어있는 MCP 서버처럼, 존재조차 인지되지 않는 연결 경로는 기업 보안의 가장 큰 약점”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비가시적 구조를 드러내 관리와 보호가 가능하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API 보안이 곧 AI의 거버넌스와 데이터 신뢰성 담보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솔트 시큐리티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판으로 공격 탐지와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의 API 보안 솔루션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팰컨 플랫폼과 통합돼 API 기반 워크플로우에 대한 통합 가시성과 위협 대응 시스템을 제공한다. 니코시아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차세대 SIEM에 직접 연동되는 대시보드를 제공하며, 향후 AI 중심 통합 솔루션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AI와 데이터가 지배하는 시대에 보안 구조 또한 ‘기능’이 아닌 ‘설계’의 일부로 내재돼야 한다고 말한다. API는 기업의 데이터 흐름과 외부 접점 모두를 제어하는 핵심 인프라이며, 이를 보호하지 않으면 AI 도입은 곧 리스크의 확산이 될 수밖에 없다. 솔트 시큐리티의 움직임은 이러한 경고에 대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