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보안 패러다임을 재편하면서, 사이버 보안 업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는 이번 'Fal.Con 2025'에서 이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들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적응형 방어 시스템(Adaptive Defenses)’과 ‘에이전트 기반 보안 모델’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며 새로운 보안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엘리아 자이체프(Elia Zaitsev)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행사에서 “새롭게 개발된 ‘엔터프라이즈 그래프(Enterprise Graph)’는 플랫폼 전반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추상화함으로써 AI와 에이전트 시스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시스템은 데이터를 단순히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정규화 및 구조화해 고객과 개발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사이버 보안 솔루션이 ‘현재의 위협을 기반으로 대응책을 설계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 소개된 접근 방식은 미래 변화에 실시간으로 반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확장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자이체프는 “지능형 시스템의 발전 속도가 12개월 전과 비교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빨라졌기 때문에, 개발 접근법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러한 전환을 위해 플랫폼 아키텍처 투자에 선제적으로 나섰으며, 이를 통해 미래의 AI 시스템이 등장하더라도 빠르게 흡수하고 통합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자이체프는 “오늘 존재하지 않는 기술조차도 플랫폼에 쉽게 장착할 수 있도록 구조 설계를 마쳤다”며, 새로운 AI 역량이 등장하면 1년씩 기다릴 필요 없이 즉시 시스템과 결합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한 기대와 불안 사이에서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이체프는 “경영진은 디지털 전환과 AI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보안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이를 구현하는 것이 CISO의 가장 큰 숙제”라고 분석했다. 특히 챗GPT 등 대중적인 AI 툴이 기업 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데이터 보호와 내부통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를 보안에 활용하는 것과 동시에, AI 자체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중적 과제가 있다고 밝혔다. “AIOps처럼 AI로 운영을 자동화할 수 있는 면도 있지만, 이 AI 시스템들이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통제할 수 없다면 결국 기업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전략은 명확하다. AI가 몰고 온 기술 지형의 격변 속에서 에이전트 기반 보안 체계를 중심으로 플랫폼의 확장성과 민첩성, 그리고 데이터 거버넌스를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미 플랫폼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한 이들은, 더 이상 '보안 솔루션 회사'가 아니라 다양한 AI 기술과 융합된 ‘지능형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