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가 세계 권위의 문자인식 기술 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인공지능 기반 광학 문자 인식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이번 수상은 복잡한 옛 지도 속 문자를 정확하게 판독하는 고난도의 과제에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

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9월 16일부터 21일까지 중국에서 열린 국제패턴인식학회(IAPR) 산하 학술 콘퍼런스 ‘문서 분석 및 인식 국제학회(ICDAR) 2025’에서 진행된 문자 인식 기술 경진대회에서 1위를 수상했다. ICDAR은 1991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 있는 대회로, 전 세계 인공지능 및 컴퓨터비전 분야 연구진들이 실력을 겨루는 무대다.

이번에 네이버클라우드가 수상한 분야는 ‘역사 지도 텍스트 판독’ 부문으로, 지도 이미지에서 복잡하게 배열된 텍스트를 정확히 인식해야 하는 고난이도 과제다. 예컨대, 지역명이 곡선 형태로 쓰여 있거나, 두 줄 이상으로 나뉘어 표기된 경우, 지도 경계선과 문자가 겹쳐 있는 등 일반적인 OCR 기술만으로는 인식이 어려운 데이터를 다루는 영역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자체 개발 기술은 문서 이미지 속 텍스트와 그 위치 정보를 동시에 추출하는 ‘엔드 투 엔드’ 방식의 모델을 채택해, 실시간 인식 정확도를 높인 것이 강점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는 스위스의 로잔 연방 공과대학교(EPFL) 등 유수의 해외 연구기관과 경쟁한 끝에 1위를 거머쥐었다. 이번 수상으로 네이버 및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는 ICDAR 경진대회에서 네 번째 1위(2018년, 2019년, 2022년에 이어)를 기록하게 됐으며, OCR 기술력 측면에서 글로벌 최상위권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OCR(광학 문자 인식)은 최근 인공지능과 결합해 멀티모달 거대 언어 모델(LLM)의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텍스트가 포함된 이미지나 문서 표면의 정보를 정확히 읽어들이는 OCR 성능이, 이후의 언어 추론과정의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클라우드는 북미컴퓨터언어학회(NAACL)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수능이나 검정고시처럼 이미지 형태로 된 문제 문항을 AI가 해결하는 데 있어서 OCR 단계의 정확도가 전체 답변의 정답률에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 바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경진대회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토대로, 내년부터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인 ‘클로바 OCR’의 문서 전용 솔루션에 이를 접목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비정형 문서나 자유 형태로 배치된 문장도 정확하게 인식해내는 OCR 기술을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으로, 이를 바탕으로 향후 비전 기반 인공지능(AI 비전 AI) 분야로도 기술 확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OCR 기반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비즈니스 문서 자동화, 교육 콘텐츠 분석,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등 실사용 분야가 확대되면서, 국내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여부가 산업 전반의 AI 생태계 발전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