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투자의 중심에 인공지능(AI)이 자리 잡은 가운데, 초기 단계 AI 기업들의 투자 트렌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크런치베이스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시드 또는 초기 단계 투자를 유치한 AI 스타트업 중 일부 분야가 두드러진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백오피스 자동화, 로보틱스, 헬스케어 AI 솔루션, 신약개발 및 의료 연구 부문이 주목받고 있다.
백오피스 자동화는 기업 운영의 핵심 기반이면서도 비용과 시간 소모가 큰 영역이다. 회계, 급여, 규제 준수 등의 업무는 대기업에 비해 소규모 기업에는 훨씬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여러 AI 스타트업들이 백오피스 업무 처리의 효율화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며 시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5년 들어 백오피스 자동화에 특화된 10여 개 스타트업이 초기 투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로봇 기술과 AI가 결합된 스타트업들도 활발한 투자 유치를 이어가고 있다.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 개발 스타트업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초기 투자 라운드를 성사시키고 있다. 특히 제조업, 물류, 농업 등의 산업군에서 활용 가능한 AI로봇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AI의 영향력은 뚜렷하다. 의료기관들이 진료 외 기록 관리나 행정업무에 투입하는 리소스를 최소화하려는 수요가 커지며, 이에 대응하는 AI 툴 개발 스타트업들이 초기 투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환자 기록 정리, 진단 보조, 보험 청구 자동화 등을 겨냥한 솔루션들이 대표적이다. 올해만 해도 여러 헬스케어 AI 분야 스타트업들이 시드 및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기반을 다졌다.
AI와 바이오테크가 만나는 교차점, 즉 신약개발 및 의학 연구 분야에서도 초기 투자가 활발하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리라 사이언스는 생명과학과 재료과학을 아우르는 ‘과학 슈퍼지능’ 플랫폼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수십 개에 달하는 AI 기반 바이오테크 초기 기업들이 2025년 들어 자본을 확보하며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이 외에도 법률기술(Legal Tech), 세일즈 자동화, 반도체 설계, AI 기반 음성 및 오디오 기술 역시 시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로 나타났다. 다양한 기술 아이디어가 시장 가능성을 테스트받는 초기 단계에서, 어떤 기업이 향후 공고한 성장 궤도에 오를지는 지켜볼 여지가 크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목받는 AI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대형 모델 구축보단, 전문 영역에서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 중심 전략”이라고 진단한다.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산업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과 수익 모델을 보여주는 기업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AI 산업 내 세분화와 응용 중심 변화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