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전 산업을 빠르게 재편하는 가운데, 기업과 정부는 이 흐름을 주도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능형 인프라(Intelligent Infrastructure)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델 테크놀로지스의 비벡 모힌드라(Vivek Mohindra) 특별 고문은 AI 채택과 에너지 효율 혁신, 인력 구조의 전환을 이끄는 기반 기술로서 인프라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모힌드라 고문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함께한 ‘AI 팩토리: 미래의 데이터센터’ 행사에서 "AI는 더 이상 거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전유물이 아니며, 엣지 디바이스와 개인용 컴퓨터까지 포함하는 분산 컴퓨팅 생태계가 핵심 축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도화된 AI 추론(Inferencing) 모델이 장착될 공간으로서의 PC, 워크스테이션 등은 비용과 에너지 효율 면에서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여러 기업과 논의를 나눠보면, 현재 실행 중인 워크로드 전체를 기반으로 상황에 맞는 최적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퍼블릭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온프레미스까지 고려한 하이브리드 인프라 환경이 기본값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에 일부 워크로드를 위임하는 동시에 로컬 데이터센터, 심지어 개인용 기기까지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모색 중이다.

전통적으로는 딥러닝 모델 학습을 위해 GPU 클러스터가 집중 투자되는 반면, 최근 기업용 AI에서는 모델 추론에 최적화된 경량화된 인프라 구성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모힌드라 고문은 이를 두고 "초고속 GPU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현명한 자산 배분을 통해 다양한 노드에서 적정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 추세는 AI 투자 양상의 구조적 재편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남들보다 뒤처질까봐' 불안감에 기댄 즉흥적 투자가 많았지만, 현재는 실질적 생산성과 효율성에 기반한 전략적 접근이 확산되고 있다. 델 내부 조사에 따르면, 고객의 74%가 단순 하드웨어 제공을 넘어 AI 도입 컨설팅까지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델이 더 이상 단순한 기술 공급업체가 아니라, 고객의 비즈니스 의사결정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AI가 일상 업무에 녹아드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은 전체 IT 자산 현황을 보다 정교하게 조망하고, 필요에 따라 PC와 서버, 클라우드 및 엣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분산형 실행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핵심 조언이다. 모힌드라는 "진정한 지능형 인프라 시대는 특정 기술이 아닌, 기업의 자원 전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사고에서 시작된다"며 "그 중심에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자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