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과 오픈AI가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별도로 20~30MW 규모의 소형 컴퓨팅 용량 확보를 각각 검토하고 있다. 양사는 영국·북유럽 등 여러 지역에서 추론용 인프라를 나눠 확보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CNBC는 앤트로픽이 영국과 북유럽에서 20~30MW 규모 데이터센터 계약을 타진했고, 오픈AI도 북유럽에서 유사한 용량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도 두 회사가 같은 규모의 용량을 논의했다는 소식통 발언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계약 체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픈AI 대변인은 “전 세계 AI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다변화된 컴퓨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상업 협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앤트로픽은 CNBC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이번 논의는 양사가 추진해온 초대형 AI 인프라 확보와 병행되고 있다. 오픈AI는 2025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2029년까지 미국에서 10GW 규모의 AI 인프라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오픈AI는 2026년 4월 목표를 넘어섰으며, 최근 90일 동안 3GW 이상을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시설을 단번에 확보하는 방식과 함께 이미 전력·냉각 설비가 갖춰진 지역의 용량을 나눠 확보하는 방식도 검토하는 셈이다.
앤트로픽은 2025년 11월 미국 AI 컴퓨팅 인프라에 500억달러(약 69조15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2026년 4월에는 구글과 브로드컴으로부터 2027년부터 가동될 수 있는 수GW 규모의 TPU 용량을 확보하는 계약을 공개했다. 20~30MW급 논의가 이들 공식 계약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형 용량이 주목받는 이유는 실제 사용 가능한 시점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기존 전력과 냉각 설비가 갖춰진 데이터센터에서 수MW 단위 공간을 확보하면 수백MW 또는 수GW급 신규 캠퍼스를 건설하는 것보다 빠르게 서비스를 배치할 수 있다.
다만 CNBC가 인용한 스트럭처 리서치의 분석은 소형 용량 확보의 일반적인 이점을 설명한 것이다.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실제 계약을 체결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AI 인프라 수요가 모델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지역별 용량 확보와 맞물린다. JLL은 2025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무량에서 AI 추론 비중을 9%, 학습 비중을 14%로 제시했으며, 2030년에는 추론 비중이 37%, 학습 비중이 1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JLL은 2027년 추론이 학습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시했다.
학습은 대규모 칩을 긴밀하게 연결한 환경을 요구하지만, 추론은 이용자 요청을 여러 클러스터에서 나눠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비스 지연시간을 줄이기 위해 여러 지역에 소형 용량을 배치하는 방식이 대형 단일 캠퍼스와 병행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위치와 네트워크 연결성이 중요해진다. 통상 학습용 시설은 대규모 연산을 위해 고밀도 클러스터를 구성하고, 추론용 시설은 이용자와 가까운 지역에 나눠 배치하는 방식이 활용될 수 있다.
전력과 부지 확보 문제도 소형 계약 검토의 배경으로 꼽힌다. 앤트로픽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관련해 전력망 보강 비용과 전력 가격 상승 영향을 부담하고,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대의 전력 사용을 줄이는 시스템에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본지는 앞서 AI 컴퓨트 15GW의 2027년 가동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을 보도했다. 대규모 AI 인프라의 병목이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냉각·데이터센터 건설 일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크루소는 39억달러(약 5조4000억원) 규모 시리즈F 투자 유치의 초기 마감을 발표했으며, 기업가치는 309억달러(약 42조8000억원)로 평가됐다. 크루소는 대규모 캠퍼스와 함께 ‘Crusoe Spark’ 모듈형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앤트로픽과 오픈AI의 20~30MW급 데이터센터 논의는 익명 소식통 발언에 근거한 내용이다. 계약 규모와 기간, 사업자, 가동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양사가 초대형 인프라와 지역별 소형 용량을 어떤 비율로 조합할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최윤서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