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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코드 작성 1주일로 줄였지만 제품 출시는 그대로

소프트웨어 테스트와 배포를 점검하는 개발 현장 / TokenPost.ai

오라클($ORCL)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코드 작성 기간을 수개월에서 약 1주일로 줄였지만 전체 제품 출시 일정은 빨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AI가 개발 단계의 속도를 높였지만 테스트·검증·배포·출시 관리가 새로운 병목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오라클 내부 타운홀 관련 내용을 보도한 B17 News는 18일 클레이 마구르크(Clay Magouyrk) 오라클 공동 CEO가 “코드 작성이 빨라졌다고 모든 것이 1000배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구르크 공동 CEO는 오라클이 테스트와 검증, 배포, 출시 관리 절차를 AI 활용 속도에 맞게 다시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딩 도구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제품 개발 전 과정의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의미다.

오라클 최고정보책임자(CIO) 재이 에번스(Jae Evans)는 2026년 4월과 5월 ChatGPT Enterprise와 OpenAI의 코딩 도구 Codex를 사내에 확대 도입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보안 통제와 내부 정책을 마련한 뒤 3개월 만에 직원 사용률이 80%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내 AI 도입률 80%는 내부 임원 발언을 인용한 보도에서 나온 수치다. 오라클의 공식 공시 수치로 제시된 것은 아니다.

이번 사례는 AI 도입 효과를 코드 생성 속도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개발자가 코드를 빠르게 만들어도 요구사항 정의, 품질 검증, 보안 점검, 배포 승인 절차가 그대로라면 전체 제품 출시 주기는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

AI가 개발자의 생산성을 높이면 후속 공정이 처리해야 할 결과물도 늘어난다. 이에 따라 테스트 자동화와 검증 절차, 배포 승인 체계가 코딩 속도에 맞춰 바뀌지 않으면 병목이 개발 이후 단계로 이동할 수 있다.

AI 사용 비용 관리도 과제로 제시됐다. 에번스 CIO는 직원들이 사용하는 모델과 비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정 모델의 비용이 다른 모델보다 2.5배 높다는 발언도 있었지만 비교 기준과 적용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력 구조조정과 AI 도입의 관계도 단순하게 연결하기 어렵다. 오라클은 2026 회계연도 말인 5월 31일 정규직 직원 수를 약 14만1000명으로 공시했다. 전년 약 16만2000명보다 약 2만1000명 줄었다.

오라클은 연차보고서에서 AI 기술의 도입·배치가 인력 감축을 초래했으며 앞으로도 초래할 수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직원 수 감소분 전체를 AI만의 결과로 분류하지는 않았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오라클 연차보고서에는 2026 구조조정 계획의 예상 비용이 최대 21억달러(약 2조9100억원)로 기재됐다. 이 금액 전체를 AI 도입 비용이나 AI 관련 퇴직 비용으로 볼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오라클은 AI를 내부 생산성 도구에 그치지 않고 클라우드 사업의 상품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오픈AI는 6월 오라클 클라우드 고객이 기존 클라우드 약정을 활용해 오픈AI 모델과 Codex를 구매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오라클의 공동 CEO 체제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확대에 대해서는 본지의 앞선 보도에서도 다뤘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산업별 애플리케이션을 공동 CEO가 나눠 맡는 구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마이크 시실리아(Mike Sicilia) 오라클 공동 CEO는 9월 실적 발표에서 AI를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활용도를 높이는 가속 장치로 설명했다. 이는 AI가 기존 제품의 사용 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회사 측 입장이다.

오라클 사례에서 확인되는 핵심은 AI 도입률이나 코드 작성 시간 자체가 아니다. 코드 생성부터 품질 검증과 실제 제품 출시까지 이어지는 전체 전달 과정이 AI 속도에 맞게 재설계됐는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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