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를 계기로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수요와 대만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논의가 커지고 있다. 대만 기업들은 CPU 설계와 첨단 패키징, 기판, 서버 제조 등으로 나뉘어 AMD($AMD)·Arm·인텔($INTC) 3개 진영에 참여하고 있다.
메타($META)는 9월 8일 개인형 AI 에이전트 ‘Muse’를 공개했다. Muse는 전용 클라우드 가상머신에서 브라우저와 저장공간, CPU, 메모리를 사용하며 이용자가 앱을 닫은 뒤에도 작업을 이어간다.
대만 매체 ABMedia는 Muse 공개를 계기로 AI 에이전트가 CPU와 일반 서버 메모리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논의를 전했다. 다만 가상머신이 물리 CPU 코어를 공유할 수 있어 이용자 수가 곧바로 CPU 수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메타는 Muse와 관련한 서버 구매 세부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 AMD, 공개된 협력망 가장 넓어
AMD는 5월 대만 반도체 생태계에 100억달러 이상(약 13조86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첨단 패키징·기판·서버 제조 협력을 확대하고, 6세대 EPYC 서버 CPU ‘베니스’와 헬리오스 랙 단위 AI 플랫폼을 추진한다. 헬리오스는 2026년 하반기부터 배치를 시작할 예정이다.
AMD는 ASE테크놀로지와 실리콘웨어정밀산업(SPIL)을 통해 웨이퍼 기반 EFB 패키징을 개발하고 있다. EFB는 칩 간 연결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2.5D 패키징 기술이다. 파워텍테크놀로지는 AMD와 패널 기반 EFB 검증을 마쳤다.
AMD 진영에는 ASE테크놀로지, SPIL, 파워텍테크놀로지, 유니마이크론, 난야PCB, 킨서스, 위스트론, 위윈, 잉촹다, 콴타컴퓨터 등이 포함됐다. AMD가 데이터센터 CPU와 랙 단위 인프라를 함께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 진영 중 공개된 협력사 연결 고리는 AMD가 가장 많이 드러났다.
◇ Arm은 메타와 공동 개발…인텔은 공개 정보 제한적
Arm은 3월 자체 설계 데이터센터 CPU인 ‘Arm AGI CPU’를 공개했다. 메타가 주요 협력사이자 공동 개발사로 참여했고 TSMC의 3나노 공정이 적용됐다. 콴타컴퓨터와 레노버, 슈퍼마이크로, ASRock Rack 등 OEM·ODM 업체도 생산 협력망에 포함됐다.
Arm은 AI 에이전트가 추론과 작업 조정, 데이터 이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데이터센터의 CPU 처리량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공급 물량과 대만 업체별 매출 기여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텔 진영은 공개된 대만 협력사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다. ABMedia는 기가바이트, 잉촹다, 콴타컴퓨터 등을 확인된 업체로 제시했다. 공개 명단이 제한적인 것이 실제 협력 규모가 작다는 뜻은 아니며, 인텔이 대만 협력사 목록을 AMD만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 같은 공급망, 수익 구조는 제각각
CPU 공급망에 이름을 올렸다고 해서 같은 방식으로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ABF 기판 업체는 공급 부족과 가격 변동의 영향을 받고, 패키징 업체는 신규 생산능력과 수주가 실적을 좌우한다. 서버 ODM은 출하량이 늘어도 마진이 낮아 CPU 가격 상승이 수익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ABMedia는 ABF 기판 납기가 연초 3~4개월에서 12개월 이상으로 길어졌다고 분석했다. 신규 생산능력 구축에는 2~3년이 걸릴 수 있어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증설이 진행되면 수급이 반전될 수 있다는 위험도 함께 언급했다.
선진 패키징에서는 ASE테크놀로지가 고객 다변화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파워텍테크놀로지는 패널 기반 패키징을 맡는다. 파워텍테크놀로지의 관련 양산 시점은 2027년으로 제시돼 일정 변수가 남아 있으며, CPU 관련 매출 기여도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서버 ODM은 물량 증가가 매출에 직접 연결되지만 수익성은 별도 문제다. 2026년 상반기 위스트론과 콴타컴퓨터 매출은 각각 전년보다 94%, 86.5% 증가했다. 그러나 1분기 매출총이익률은 콴타컴퓨터 4.78%, 위스트론 5.21%로 집계됐다.
대만 CPU 공급망 지도는 어느 기업이 AMD·Arm·인텔과 공개적으로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실제 매출 기여도와 이익 규모를 판단하려면 각 기업의 CPU 관련 매출 비중, 신규 생산능력 가동 일정, ODM의 마진 변화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최윤서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