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과 오픈AI가 인공지능(AI) 연구개발 과정에 AI 모델을 활용하는 수준을 높이고 있지만, 인간의 감독 없이 후속 모델을 설계·개발하는 재귀적 자기개선(RSI)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두 회사는 AI가 연구 과제의 일부를 수행하는 단계와 완전한 자율적 자기개선 사이에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크립토 브리핑은 22일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공개 시장 자료를 바탕으로 앤트로픽과 오픈AI가 AI 모델을 더 작고 똑똑하며 저렴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RSI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분석은 두 회사가 RSI를 달성했다는 공식 발표를 전제로 하지 않았다.
RSI는 AI가 자신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 세대 모델의 설계와 개발 과정까지 수행하는 개념이다. 인간이 연구 목표와 평가 기준을 정하고 AI가 코드 작성과 실험을 맡는 현재 단계는 RSI의 일부 요소를 포함하지만, 완전한 자율 개발과는 구분된다.
앤트로픽은 공식 분석에서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재귀적 자기개선이 필연적인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AI가 자체 개발 과정에 관여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예상보다 빨리 RSI에 접근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앤트로픽은 2026년 5월 기준 자사 코드 저장소에 병합된 코드의 80% 이상을 클로드가 작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코드 줄 수만으로는 품질과 실제 생산성 향상을 완전히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앤트로픽은 2026년 2분기 엔지니어 1명당 하루에 병합하는 코드가 2024년보다 8배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코드 작성과 병합 과정에서 AI 활용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연구 방향을 AI가 독자적으로 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AI가 연구 과정을 수행하는 범위도 넓어졌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기반 에이전트가 AI 안전과 관련한 개방형 연구 과제에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한 사례를 공개했다.
이 사례에서 연구 주제와 평가 기준은 사람이 정했다. 세부 실험의 설계와 반복은 에이전트가 맡았지만, 무엇을 연구할지와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는 인간의 통제 아래 있었다.
오픈AI도 9월 공식 글에서 인간의 지시 아래 며칠이 걸리는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자동화된 연구 인턴’ 목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공개한 연구 가속화 자료는 이 단계가 인간의 목표 설정과 감독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장기적으로 인간의 감독 아래 딥러닝과 정렬 연구를 진전시키는 자동화 연구자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완전히 자율적인 RSI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며, 인간의 통제를 보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AI 모델 경쟁에서는 성능뿐 아니라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의 자동화 수준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앤트로픽과 오픈AI가 모델의 코드 작성, 실험 설계, 결과 평가에 AI를 투입하면서 연구자의 역할은 직접 실행보다 목표 설정과 검증에 가까워지고 있다.
다만 연구 속도와 자율성 확대가 같은 의미는 아니다. AI가 차세대 모델 개발에 더 많이 관여할수록 실험은 빨라질 수 있지만, 인간이 모델의 작동 과정과 개선 방향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오픈AI는 RSI 관련 안전 연구와 자동화된 감시 체계를 별도 과제로 두고 있다. 앤트로픽도 AI 역량이 커질수록 인간의 통제 상실 위험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의는 앤트로픽과 오픈AI가 RSI를 해결했다는 의미보다 AI 연구개발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RSI 달성 여부를 판단하려면 두 회사가 후속 모델의 설계·학습·평가를 인간의 개입 없이 수행했다는 구체적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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