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NVDA) CEO가 인공지능(AI) 확산을 위해 단기적으로 화석연료 사용과 사회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데이터센터의 대기오염 관련 공중보건 비용은 2028년 최대 209억달러(약 28조5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황은 23일 공개된 ‘The Ezra Klein Show’ 인터뷰에서 미국의 에너지 생산 설비가 충분하지 않다며 “단기적으로는 화석연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태양광·원자력·배터리·핵융합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를 수술에 비유하며 “구하려면 먼저 막대한 고통과 희생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와 환경 부담을 감수해야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황은 AI 수요가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며 AI가 기후변화 대응의 ‘최선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 전망은 인터뷰에서 나온 황의 견해이며,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감축 목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 대기오염 비용과 조기 사망 추정
캘리포니아공과대학과 UC리버사이드 연구진은 데이터센터와 백업 발전기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이 공중보건 비용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의 환경 부담이 전력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미국 데이터센터의 공중보건 비용이 2028년 저성장 시나리오에서 117억달러(약 16조원), 고성장 시나리오에서 209억달러(약 28조5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전력 수요와 발전원 구성, 오염물질 배출량, 인구 노출 정도를 가정한 연구모형 결과다.
2030년 AI 관련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연간 940~1590명으로 추정됐다. 중간값은 1300명이며, 확정된 사망자 수가 아닌 시나리오 기반 추정치다.
오염물질은 데이터센터가 들어선 지역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 발전소와 백업 발전기에서 나온 물질이 바람을 타고 이동할 수 있어 전력 공급 지역과 데이터센터 인근 지역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 발전량에 사실상 근접했고,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합친 저배출 전원이 전 세계 전력 생산 증가분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황의 화석연료 필요론은 이 같은 전력 공급 변화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 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찬반
환경보호네트워크(EPN)는 AI 데이터센터 관련 대기오염 건강 부담의 90% 이상이 데이터센터 자체보다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는 AI 전력 수요를 이유로 한 화석가스 발전 확대가 기후 목표와 지역사회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의 사이먼 스틸(Simon Stiell)은 AI 산업이 재생에너지 확대 성과를 훼손하지 않도록 에너지·물 사용량 공개와 명확한 기후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PCC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2도에 이르면 산호초가 99%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인프라 확대가 전력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은 앞선 AI 컴퓨팅 수요와 전력 수요 증가 논의와도 이어진다. 다만 이번 연구가 제시한 비용과 사망자 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발전원 구성을 가정한 결과로, 실제 발생 규모와는 구분해야 한다.
황의 주장은 AI가 장기적으로 에너지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에 기반한다. 반면 환경단체와 연구진은 단기적인 화석연료 사용이 대기오염과 건강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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