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미국 현재 일자리의 최대 18%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리지워터는 AI가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노동시장 변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사회가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브리지워터는 8월 27일 공개한 공식 인터뷰에서 AI 규제와 노동시장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인터뷰에는 그렉 젠슨(Greg Jensen) 브리지워터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와 니르 바 데아(Nir Bar Dea) 브리지워터 CEO가 참여했다.
18%는 AI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와 현재 직무를 구성하는 과업을 비교해 산출한 수치다. 젠슨은 AI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과업 단위로 분류한 결과 현재 일자리의 18%가 상당 부분 대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확정된 실업률이나 실제 해고 규모를 뜻하지 않는다. AI가 현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범위를 바탕으로 한 잠재적 영향 규모이며, 기술의 발전 속도와 기업의 활용 방식에 따라 실제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젠슨은 “AI가 인간의 지능을 보완하는 기술이 될 수도 있지만,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는 기술이 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기술은 사람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작동한 경우가 많았지만, AI는 업무 수행 능력 자체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변화의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AI 도입이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이 과거의 기술 변화보다 빠르고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실제 충격이 발생한 뒤 대응하기보다 기술 활용이 본격화되기 전에 사회적 조정 비용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 데아는 “AI가 세계를 깊이 바꿀 수 있는 강력한 기술인 만큼 위험을 함께 관리해야 장기적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AI의 긍정적 효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다뤄야 한다는 취지다.
규제와 관련해 브리지워터는 공개형 모델과 폐쇄형 모델을 구분하기보다 규제된 모델과 규제되지 않은 모델을 구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젠슨은 AI 모델의 개발·공개·사용 기준을 기업에만 맡기기보다 정부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형 모델은 여러 이용자가 활용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통제가 어렵다. 폐쇄형 모델은 개발 기업이 이용 방식을 관리할 수 있지만, 소수 기업에 권한이 집중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고 브리지워터는 설명했다.
브리지워터는 AI 안전 문제도 규제 논의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AI가 정해진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개발자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어,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책임과 통제 기준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동시장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토큰세가 제시됐다. 토큰은 AI 모델이 정보를 입력받고 결과를 내놓을 때 사용하는 처리 단위로, 브리지워터는 토큰 사용에 세금을 부과해 인간 노동과 기계 노동 사이의 세제 차이를 줄이자는 구상을 내놨다.
토큰세는 AI 기업이 모델 사용료를 받는 구조를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식이 거론됐다. 브리지워터는 AI 활용으로 발생하는 실업과 규제, 안전 비용 등 사회적 부담의 일부를 AI 활용 주체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기업 지분을 시민에게 배분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브리지워터는 시민이 AI로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면 기술 변화의 이익과 부담이 사회에 더 넓게 공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토큰세와 시민 대상 지분 배분은 확정된 정책이 아니라 브리지워터가 제시한 정책 제안이다.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과세 대상과 징수 방식, 지분의 배분·매각 조건 등을 별도로 정해야 한다.
AI 과세를 둘러싼 논의는 앞서 AI 기업과 데이터센터에 대한 과세 논쟁으로도 확산한 바 있다. 브리지워터의 제안은 자본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과 별개로,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직접 반영하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
브리지워터는 향후 공개할 추가 분석에서 토큰세와 시민 대상 지분 배분의 세부 내용을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정책 도입 일정이나 실제 일자리 감소 규모는 제시되지 않았다.

김민준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