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e·$GOOGL)이 유럽연합(EU)의 검색 데이터 공유와 안드로이드 인공지능(AI) 기능 개방 명령에 제동을 걸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두 조치는 경쟁 검색엔진과 경쟁 AI 서비스가 구글의 검색·모바일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글은 9월 28일 룩셈부르크에 있는 EU 일반법원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두 결정에 대한 항소를 냈다. EU 일반법원은 EU 기관의 결정을 다루는 법원으로, 구글은 항소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두 결정의 집행을 늦추기 위한 별도 조치도 신청할 수 있다.
검색 데이터 공유 결정은 구글 검색에서 발생하는 검색어, 검색 결과 순위, 클릭, 조회 데이터를 경쟁 검색엔진에 제공하도록 요구한다. EU 집행위는 구글 검색이 대규모로 축적한 데이터를 제3자 검색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어야 검색시장 경쟁이 가능해진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검색 데이터가 익명화된 뒤 제공되며, 데이터를 받는 사업자의 보안·개인정보 보호 위험도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색 데이터 공유 조치는 2027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관련 결정은 경쟁 AI 서비스가 구글의 자체 AI 서비스 제미나이와 같은 수준으로 안드로이드 기능에 접근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개방 대상은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을 시작하는 경로, 화면·센서 등 맥락 정보 접근, 애플리케이션과 운영체제에 대한 작업 수행을 포함한 핵심 기능 11개다.
앞서 EU가 구글에 안드로이드 핵심 기능 11개를 경쟁 AI 서비스에 개방하라고 요구한 조치는 2026년 7월 16일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내려졌다. 대부분의 기능은 2027년 8월 1일까지 구현해야 하며, 여러 AI 서비스가 동시에 음성 호출에 반응하는 기능은 2028년 8월 1일까지 구현 대상이다.
올리버 베델(Oliver Bethell) 구글 경쟁 담당 선임 이사는 "충분히 익명화되지 않은 이용자의 사적 검색 기록을 공유하고 안드로이드의 핵심 보안 보호 장치를 약화시키는 결정에 항소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개인정보 보호와 기기 보안이 EU 결정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델 이사는 이용자들이 의료 문제나 인간관계처럼 사적인 질문을 검색한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적절한 보호 장치 없이 검색어를 공유하면 제3자가 이용자를 다시 식별해 민감한 개인정보와 영업비밀, 정부 정보를 노출할 수 있다고 봤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두 결정에 개인정보와 기기 보안을 고려한 보호 장치가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집행위는 구글의 항소를 법정에서 방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DMA가 대형 플랫폼의 데이터와 운영체제 기능을 경쟁 사업자에게 어느 범위까지 개방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지에 있다. DMA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 제한 행위를 규율하고, 경쟁 서비스가 핵심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EU 규정이다.
검색 데이터와 안드로이드 기능은 모두 구글 생태계 안에서 경쟁 서비스의 진입 조건을 좌우하는 요소다. 검색엔진은 데이터 접근 여부에 따라 결과 품질을 개선할 수 있고, AI 서비스는 운영체제 기능에 접근할 수 있어야 이용자 대신 앱 실행이나 기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반면 구글은 데이터와 기능을 외부 사업자에게 개방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보안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EU 집행위는 익명화와 사업자별 위험 평가를 통해 해당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구글의 항소는 EU 규제당국과의 장기적인 갈등을 다시 부각했다. 다만 항소를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EU 결정의 시행이 자동으로 중단되지는 않으며, 법원이 별도의 집행정지 또는 임시 조치를 받아들여야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확인된 일정은 검색 데이터 공유가 2027년 1월, 안드로이드 대부분 기능의 개방이 2027년 8월 1일이다. 구글은 법원에 별도 임시 조치를 신청하지 않거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항소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관련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서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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