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파지 유래 단백질 입자 첫 3차원 구조 분석
클로드를 활용해 96개 단백질로 이뤄진 L05 입자의 구조를 재구성했다. 자연 숙주에서 형성되는지와 생물학적 기능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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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Anthropic)이 클로드의 도움을 받아 박테리오파지 유래 단백질로 조립한 vault 입자의 3차원 구조를 분석했다. 입자는 실험실 대장균에서 만들었으며, 자연 숙주에서 같은 구조가 형성되는지는 시험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4일 공식 연구 발표에서 연구진이 원핵생물 계열 단백질로 만든 vault 입자의 구조를 처음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구조를 보여줬지만 입자의 생물학적 역할을 규명하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극저온 전자현미경으로 입자를 관찰했다. 여러 입자를 급속 냉동해 촬영한 뒤 영상을 합쳐 하나의 3차원 구조를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vault는 속이 빈 단백질 껍질로, 1986년 처음 분리됐다. 세포 안에서 물질을 운반하거나 독성 물질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선천면역을 돕는다는 가설이 제기됐지만, 기능은 확정되지 않았다. 포유류의 vault는 주요 단백질 78개가 두 반쪽을 이루는 구조다.
연구진은 약 150억 개의 예측 단백질을 담은 데이터베이스에서 vault와 유사한 단백질을 찾았다. 관련 단백질은 세균의 29개 주요 분류군과 고세균 4개 분류군에서 발견됐지만, 유전체가 분석된 종 가운데 1% 미만에서만 확인됐다.
연구진은 후보 단백질 44개를 추려 세포 밖에서 먼저 시험했다. 그중 가능성이 높은 24개를 살아 있는 대장균에서 발현시켰고, 15개가 물에 녹는 단백질을 만들었다.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이 15개 단백질 가운데 7개가 vault 유사 입자로 조립됐다. 극저온 전자현미경에서는 이 중 4개의 vault 형태가 확인됐고, 파지 유래 단백질과 세균 유래 단백질이 각각 2개씩 포함됐다. 연구진은 닫힌 입자를 잘 형성한 파지 유래 L05를 상세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L05 입자는 단백질 96개로 이뤄졌으며, 두 반쪽에 각각 48개씩 들어간다. 질량은 약 9.5메가달톤이고 길이는 약 54나노미터, 너비는 약 45나노미터다. 포유류 vault의 크기는 약 67나노미터에 40나노미터다.
L05 입자는 포유류 vault보다 짧지만 더 둥근 형태여서 내부 부피는 약 25% 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L05 단백질을 이루는 반복 구간은 7개로, 포유류 vault 단백질의 9개보다 적다.
연구진은 L05 단백질의 반복 구간 2개를 추가해 변형 입자도 만들었다. 이 입자는 내부 부피가 약 20% 커졌다. 구조를 바꾸는 실험 결과로, 입자의 생물학적 기능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구조 지도에서는 L05 단백질 96개 각각의 한 부분에 작은 분자로 보이는 밀도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물질의 정체를 밝혀내지 못했으며, 앤트로픽은 클로드가 그 모양을 코엔자임 A와 비슷하다고 파악했다고 밝혔다.
클로드는 단백질 데이터베이스 검색과 DNA 설계, 입자 분리 방법 개선, 현미경 데이터 처리에 쓰였다. 연구자들은 실험 방향과 분석 판단을 감독했다.
기존의 vault 분리법은 밀도가 다른 설탕 용액을 이용해 약 3일 동안 시료를 처리한다. 연구진은 크기 배제 크로마토그래피를 최적화해 대장균 세포에서 현미경 관찰용 시료를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약 90분으로 줄였다.
연구진은 첫 전체 구조 모델이 데이터 처리 시작 34시간 뒤 나왔고, 최종 지도는 약 일주일 만에 완성됐다고 밝혔다. 기존 방식으로는 구조 분석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렸을 것이라는 비교는 연구팀의 추산이다.
연구 과정에서 클로드가 제안한 배양액 성분은 DNA를 세포에 넣는 과정을 방해해 작업을 2주 늦췄다. 초기 현미경 데이터 처리에서는 표준 단계를 건너뛰어 좌우가 뒤섞인 지도가 나왔고, 연구자들이 이를 발견해 수정했다.
레너드 롬(Leonard Rome) 앤트로픽 연구 자문은 “vault의 기능을 규명하는 일은 여전히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구조를 밝혔다는 사실만으로 입자의 역할까지 드러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앤트로픽은 효소 전달용 나노캡슐 같은 응용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번 연구에서 용도를 검증하지는 않았다. 연구 결과는 bioRxiv에 제출했으며, 연구팀은 구조와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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