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GENIUS 법안’(Guiding Entrepreneurship and New Innovations for Upcoming Startups Act)을 제정한 이후, 디지털 자산 시장에 빠르게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2025년 7월 한 달 동안 온체인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사상 최고치인 1조 5천억 달러(약 2,085조 원)를 기록하며 관련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분석기업 센토라(Sentora)에 따르면, 7월 거래액은 6월의 1조 2,600억 달러(약 1,751조 원)에 비해 약 2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작년 8월 기록한 최고치였던 1조 4천억 달러(약 1,946조 원)를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이번 달에는 서클(Circle)이 발행하는 USDC 스테이블코인이 전체 거래량의 절반가량인 7,480억 달러(약 1,041조 원)를 차지하며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한 것이 인상적이다.
USDC를 잇는 거래량 순위는 테더(USDT)가 4,200억 달러(약 585조 원),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 DAI가 2,610억 달러(약 363조 원)로 나타났다. 이 같은 거래량 급증의 주요 요인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겨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7월 비트코인 가격은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이더리움도 4,000달러(약 556만 원)에 근접했다.
이번 성장세의 배경엔 규제 명확성이라는 중요한 변화도 자리 잡고 있다. 지난 7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 발효된 GENIUS 법안은 미국 역사상 첫 스테이블코인 규제 틀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감독을 명시하고, 발행사에 준비금 요건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과 기업의 참여 장벽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JP모건은 이 법안 시행 이후 고객에게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검토 중이며, 메타(Meta) 역시 자사 플랫폼 내 결제 시스템에 디지털 달러 도입 여부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거대 금융과 빅테크의 진입이 현실화되면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시장 신뢰도 또한 한층 강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에 따르면 현재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2,780억 달러(약 386조 원)를 넘어섰다. 이는 단기간 내 제도화와 실사용 증가가 맞물리며 나타난 긍정적 결과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제도적 기반 위에서 신뢰와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며 새로운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이번 기록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