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디지털 자산 운용사 파라탁시스(Parataxis)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이번 상장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BTC) 보유 전략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전 세계 암호화폐 기업들의 상장 러시 가운데, 파라탁시스는 한국 시장 공략도 병행하며 한층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이번 주 실버박스 코프 IV(SilverBox Corp IV)와의 합병 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 실버박스는 사모투자사 실버박스 캐피털 계열이 후원한 스팩이다. 양사 합병이 완료되면 신설 법인은 ‘파라탁시스 홀딩스’로 새출발하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PRTX’라는 종목 코드로 상장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최대 6억 4,000만 달러(약 8,896억 원)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으며, 이는 전액 비트코인 전략 자산 보유에 쓰일 예정이다. 회사의 예상 기업 가치는 최대 8억 달러(약 1조 1,120억 원)에 달한다.
합병 구조는 스팩을 통해 조달되는 2억 4,000만 달러(약 3,336억 원)에 더해, 4억 달러(약 5,560억 원)에 달하는 주식 신용 투자 라인을 포함한다. 이 중 3,100만 달러(약 431억 원)는 이미 조달 완료돼, 즉각적인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탁시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에드워드 친(Edward Chin)은 “이번 상장을 통해 기관급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비트코인 재무 전략을 강력하게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에 더해 “한국 시장 내 성공적인 안착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한국 투자자 대상 비트코인 수익 전략 상품을 선보일 계획임을 전했다.
회사는 이미 한국 내 지사인 ‘파라탁시스 코리아’를 설립했다. 그 기반이 된 것은 국내 바이오 업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대한 전략적 투자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6월 합병 발표 이후 약 4.5배 상승하며 투자 성과를 입증했다.
파라탁시스의 이번 결정은 올 들어 암호화폐 산업에서 본격화된 상장 붐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 6월 USDC 발행사 서클(Circle Internet Group)은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기업공개 후 주가는 31달러에서 약 420% 상승했다. 또한 앤서니 폼플리아노(Anthony Pompliano)가 설립한 SPAC인 ‘프로캡 애퀴지션(Procap Acquisition Corp)’이 5월 나스닥 데뷔에 성공했고, 크립토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 역시 7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기업공개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한편, 파라탁시스와 합병 상대인 실버박스 코프 IV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올 초 대비 5% 상승하며, 6월 고점인 11.20달러에서 다소 조정된 수준이다.
파라탁시스의 상장과 한국 진출은 단순한 자금조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비트코인을 핵심 자산으로 삼는 기관 투자사들이 글로벌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 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규정한 판단은 향후 국내 운용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