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리플(Ripple)이 기업 공개(IPO)와 함께 미국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XRP을 둘러싼 기대감이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XRP 현물 ETF 승인 확률이 95%에 달한다는 블룸버그의 분석이 나오며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 분석가들은 리플의 IPO와 ETF 승인 움직임이 곧장 XRP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경고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 버추얼베이컨(VirtualBacon)은 최근 영상에서 XRP와 관련된 주요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리플이 IPO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는 곧장 XRP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리플 비상장 주식은 약 200억 달러(약 27조 8,000억 원) 규모로 거래되고 있으며, IPO 후 주가가 10배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그는 “기관투자자들은 XRP 거래보다 리플 주식 구매에 더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며, “토큰(XRP)과 주식(Ripple)은 연결돼 있지만 가격 동조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리플은 최근 미국 내 전국은행 라이선스를 신청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RLUSD 출시 전략과 발맞춘 행보다. 미국 의회에서 통과 예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기업은 실제 달러나 미 국채를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RLUSD는 제도권 규제를 충족하는 형태로 설계되고 있으며, 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할 경우 기관 대상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XRP 관련 ETF 이슈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미 CME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XRP 기반 선물 ETF가 거래되고 있으며, 현물 ETF 승인 가능성도 급부상 중이다. 버추얼베이컨은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2025년 10월까지 XRP, 라이트코인(LTC), 솔라나(SOL) 현물 ETF가 승인될 확률이 95%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XRP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과 같은 주류 자산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최근 떠돌고 있는 스위프트(SWIFT)와의 파트너십 루머에 대해서는 “루머일 뿐 근거가 없다”고 그는 일축했다. 스위프트가 ISO 20022 등 XRP와 호환되는 기술을 시험 중이긴 하지만, 리플 외에도 스텔라(XLM), 알고랜드(ALGO) 등 다양한 기술을 동시에 사용 중이라는 점에서 협업이라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도 “양사는 여전히 경쟁 관계”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한 가지 불안요소로는 리플이 분기별 XRP 관련 보고서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점이 있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압박에 따른 결정이라고 알려졌는데, 이런 움직임은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리플은 매달 10억 개의 XRP를 언락한 후 70~80%를 다시 락업하는 구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과도한 ‘덤핑’ 우려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XRP 선물 시장도 불붙고 있다.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는 역사적으로 강한 반등이 발행되기 전 나타나는 전형적인 흐름과 유사하다. 현물 시장에서 XRP는 3.48달러(약 4,837원) 부근까지 상승하며 지난 수년간 보지 못했던 가격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과 보다 가까워지는 중이며, 리플의 주요 전략이 규제 대응과 거버넌스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XRP의 향후 흐름은 주식 및 ETF와의 연계가 아닌 독자적인 수요와 네트워크 효과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XRP는 2025년 가장 주목해야 할 자산 중 하나로 부상했다.